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 애플이 미국 캘리포니아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어 주주 과반수 이상의 찬성으로 이사를 선임하는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채택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지난해 주총에서 이사선임 절차를 바꿔달라는 주주들의 요구를 묵살했다.
이번 과반수 투표제 도입은 미국 최대 공공연금펀드인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캘퍼스)의 강한 요구 때문이다. 캘퍼스는 애플 주식을 0.26% 보유하고 있다.
이 제도는 주주 과반수 이상이 찬성해야만 기존 이사회 이사들이 자리를 유지하거나 새로 선임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애플 주주들은 이사선임 과정에서 직접적인 반대표를 행사할 수 없고 대신 반대의사가 있으면 투표권을 보류할 수만 있었다. 어떤 이사가 반대표를 얻지 않았다면 보류된 투표 수가 얼마든 상관없이 찬성표를 단 한표만 획득해도 이사직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였다.
애플은 이날 주총에서 과반수투표제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나타냈지만 주주들이 투표제 도입을 과반 이상으로 찬성하자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애플은 이 같은 제도를 뒷받침하는 부속정관을 내년 주총에서 마무리하기로 했다.
FT는 "애플을 변화시킨 캘퍼스는 이사회 책무를 강조하는 캠페인의 중심에 서 있다"며 "캘퍼스는 지난 2년간 모두 77개에 달하는 미국 기업이 과반수투표제를 도입하도록 설득해왔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애플은 배당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피해 다시 한번 주주들을 실망시켰다. 애플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현금성 자산 보유액이 976억달러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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