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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도 돈빌리기 '별따기'

기업 신용등급 줄줄이 하락…CP거래 사실상 '올스톱'


주가ㆍ환율 등 국내 금융시장은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지만 기업들의 자금난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자금시장 경색에다 경기침체 우려까지 대두되면서 은행권에서의 직접 자금조달은 물론 회사채 발행을 통한 직접금융조달도 꽉 막혀 있는 상황이다. 몇몇 대기업을 빼놓고는 회사채 신규 발행을 엄두도 못 내고 있고 상당수 금융권들은 대형 건설회사를 포함한 대부분 업체의 기업어음(CP) 매입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ㆍ조선업종 연쇄부도 공포…회사채 시장 ‘꽁꽁’=실물경제 침체 우려와 함께 건설과 조선 업체들을 중심으로 한 유동성 문제가 잇달아 제기되면서 기업들이 자금조달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 C&그룹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설에 이어 신성건설이 1차 부도위험을 간신히 넘기면서 회사채 시장이 크게 위축됐다. 실제로 시공능력 20위권의 대형 건설사가 발행한 회사채가 시장에서 20%대의 금리에 거래되는가 하면 투자등급 하한선인 BBB-급 회사채의 발행금리가 10%대를 넘어서는 등 회사채 발행여건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신용등급이 AA-인 3년물 회사채 금리는 지난 4월 말 5.82%에서 10월31일 8.08%로 2.26%포인트 상승했고 신용등급이 이보다 낮은 회사채는 8.47%에서 11.32%로 2.85%포인트 급등했다. 금융계에서 추정하고 있는 올 연말 회사채 만기도래액은 발행잔액 92조7,000억원 중 총 4조2,000억원으로 11~12월에 집중돼 있다. 내년 말까지 회사채 만기규모는 23조5,000억원으로 금융시장의 유동성 경색과 채권 금리 급등으로 만기 상환 및 차환 발행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신용등급 하향 속출…자금조달 ‘악순환의 고리’=한신정평가는 지난달 31일 신성건설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B-로 하향 조정했다. 신성건설이 발행한 CP 등급도 A3-에서 B-로 조정됐다. B- 등급은 채무상환능력이 부족해 투기적이며 장래 안정성을 단언할 수 없는 채권에 붙는다. 미국발 금융쇼크를 전후한 9월1일부터 10월31일까지 2~3년 만기 회사채를 기준으로 등급이 조정된 기업은 총 9개였으며 이중 8개 기업의 신용등급이 하향됐다. 신용등급이 하향되면 기업들은 조기 상환 압박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전환사채(CB) 등을 새로 발행해 기존의 채권을 상환하려 해도 주가 급락으로 가격이 액면가 이하로 떨어져 이마저도 쉽지 않다. 이럴 경우 CBㆍBW 보유자들은 대부분 신주인수나 주식전환을 포기하고 약정된 금리로 사채 현금화를 요구하면서 기업은 상환의무 부담에 이중고를 겪게 된다. 특히 정부가 건설업체를 A~D등급으로 나눠 회생 가능한 기업은 유동성을 지원하고 D등급의 부실기업은 퇴출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우면서 기업들은 더욱 예민해진 상태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들이 느끼는 유동성 압박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기업들은 회사채를 상환하자니 자금 부담이 크고 차환발행을 하자니 금리가 부담돼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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