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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사상최대 폭락

MS 침몰·기술주 투매…뭉칫돈 블루칩 대이동나스닥 4,000? 나스닥 엑스도스가 시작된 것인가. 2·4분기 첫날인 3일(현지시간) 나스닥시장은 시가총액 1위회사였던 마이크로소프트(MS)의 침몰이라는 폭탄에 쑥대밭이 되어버렸다. MS는 이날 하룻만에 750억달러의 시가를 날렸으며 투자자들이 첨단기술주의 투매에 나서면서 나스닥지수는 사상최대 폭락을 기록했다. 지난 3월10일의 사상최고치 5,048.62를 기록한지 3주만에 무려 16%나 하락했다. 월가에서 조정국면으로 여기는 10% 하락을 크게 초과한 하락폭이다. 이 때문에 나스닥의 약세장이 시작되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반면 다우지수는 MS와 인텔(두 종목은 나스닥에 상장되어 있으면서 다우지수 산정종목임)의 하락에도 불구, 산정종목 30개중 26개가 상승하는 기염을 토하며 300포인트나 껑충 뛰었다. 다우지수 산정종목중 MS와 인텔외에 보잉,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스만 하락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당분간 나스닥의 약세는 어쩔 수 없다고 전망한다. 프루덴셜증권의 분석가 래리 왓텔은 MS 사태가 없었더라도 나스닥은 하락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첨단기술주와 나머지 주식의 불균형상태가 그동안 너무 오래 지속되었기 때문에 교정될 시점이 되었다는게 왓텔의 주장이다. 지난달 중순부터 첨단기술주의 과대평가에 대한 경고가 심심치않게 나오면서부터 나스닥 조정의 조짐이 보였던 실정이다. 여기에 지난주 골드만 삭스의 애비 코언, 템플턴펀드의 마크 모비우스 등 내로라는 전문가들이 첨단기술주에 대한 경계경보를 발하면서 나스닥 탈출이 시작됐다. 관심의 대상은 아직까진 개인투자자들의 이탈이 본격화되지 않고 있다는 점. 지난주 1·4분기 만료를 앞두고 펀드매니저들이 주식 보유내역 공개를 위해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면서 첨단기술주를 대거 처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더구나 첨단기술주들이 최근 폭락직전까지 올들어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에 펀드매니저들 입장에서는 처분하기도 쉬웠다는 것이다. 하지만 개인들은 지난주에도 첨단기술주 비중이 높은 펀드에 대규모로 돈을 집어넣는 등 아직까지도 첨단기술주 선호 경향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나스닥의 사상 최대 폭락이 개인투자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두고봐야 할 일이다. 분명한 것은 투자자들이 증시를 떠나지는 않았다는 점. 3일 다우지수의 급등에서 볼 수 있듯 나스닥을 빠져나온 돈이 블루칩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일부 채권시장으로 흘러들어가 이날 미 국채수익률이 큰 폭으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대부분 투자자금은 여전히 증시 주변을 맴돌고 있다. 당장 큰 흐름으로는 나스닥의 약세, 블루칩의 부활이 눈에 띈다. 그러나 이른바 성장주로 불리던 첨단기술주에서 몇십%, 몇백%의 수익률에 중독된 개인투자자들이 가치주라는 블루칩에서의 안정적인 수익증가에 얼마나 만족할지 의문시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의 의견조차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선 나스닥의 종말, 블루칩의 부활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시대에 첨단기술주들이 미래 경제를 짊어질 주역이기 때문에 이들의 재기는 시간문제라는 주장도 만만치않다. 이같이 엇갈리는 의견속에서도 전문가들의 공통된 단기 전망은 당분간 시장상황이 매우 유동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증시주변을 맴도는 자금이 상당기간 제 방향을 잡지못한채 이곳저곳 회오리바람처럼 떠돌아다닐 것이라는 전망이다. 당연히 나스닥의 재기에도 적지않은 시간이 필요할 뿐아니라 재기이후에도 종전과 같은 묻지마 투자행태는 사라지고 첨단기술주내에서의 차별화가 심해질 것이라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전문가는 거의 없는 상황 이다. 뉴욕=이세정특파원BOBLEE@SED.CO.KR 입력시간 2000/04/04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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