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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에버랜드 CB사건 항소
입력2005-10-10 17:43:18
수정
2005.10.10 17:43:18
프로농구(KBL) 스폰서 타이틀 올해부터 철회키로
삼성그룹이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관련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지난 7일 에버랜드 CB건과 관련해 1심 판결에 불복해 법원에 항소했다”고 밝혔다.
삼성이 에버랜드 사건에 대해 항소하기로 한 것은 ‘기업활동에 대해 사회 여론이 아닌 법적 판단을 보다 명확하게 끌어내야 한다’는 필요성 때문으로 보여진다. 특히 1심 판결에 대해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을 경우 자칫 삼성이 범법행위를 했음을 자인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보여진다. 삼성측은 그동안 줄곧 “에버랜드 CB 발행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졌기 때문에 당시 에버랜드 사장이던 허태학 사장에게 업무상 배임죄를 적용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해왔다.
삼성이 1심 판결에 불복함에 따라 에버랜드 경영진이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 등 이건희 삼성 회장의 자녀들에게 CB를 저가로 발행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는지를 놓고 검찰과 삼성 사이에 치열한 법정 공방이 펼쳐질 전망이다.
이에 앞서 법원은 4일 ‘96년 당시 CB를 저가에 발행, 이를 삼성가 후계자들에게 넘겨준 것은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며 허태학 삼성석유화학 사장(당시 에버랜드 사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박노빈 에버랜드 사장(〃상무)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했다.
이날 삼성은 또 지난 6년간 지원해주던 프로농구(KBL) 스폰서 타이틀을 올해부터 철회하기로 했다.
최근 공식적인 움직임을 극히 자제하던 삼성이 프로농구 스폰서 타이틀을 전격 철회하기로 한 것은 최근 사회 전반에 거세게 일고 있는 반삼성 기류에 대한 삼성의 심정을 어느 정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이와 관련, “대외 노출빈도가 높은 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삼성 이미지를 높인다는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삼성이 모든 것을 다 장악한다’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더 크다고 판단한 모습”이라며 “최근 사회 전반의 반삼성 또는 반기업 정서에 대해 삼성이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일단”이라고 말했다.
쉽게 말해 ‘또 삼성이냐’라는 인상을 주지 않도록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마케팅 활동이나 각종 행사 스폰서십을 통한 눈길 끌기는 가급적 자제할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지나치게 많은 프로스포츠를 후원한다는 지적에 따라 매년 스폰서 계약 취소를 KBL에 요구했지만 KBL이 마땅한 대안을 찾을 수 없다고 사정하는 바람에 스폰서를 맡아왔다”며 “일단 스폰서 계약 협상을 중지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룹 주변에서는 특히 삼성이 프로농구 스폰서십을 취소함에 따라 향후 프로야구ㆍ프로축구 등 모든 스포츠 부문의 스폰서십을 일제히 취소하는 것 아니냐고 전망하고 있다.
이와 관련, 삼성의 한 고위관계자는 “주변으로부터 ‘TV에서 나오는 프로스포츠가 다 삼성이라 보기가 싫다’는 말을 들었다”며 “삼성이 스폰서십을 독식하는 것이 문제라기보다 실상은 삼성이 아니면 마땅히 후원할 대기업이 없다는 게 문제”라고 언급, 선별적인 지원을 지속할 것임을 시시했다.
한편 KBL측은 “삼성이 스폰서십을 독식하는 것이 아니라 삼성이 대기업으로서 국내 스포츠의 활성화를 돕는 차원이었는데 주위의 여론에 밀려 스폰서십이 취소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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