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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보호무역 장벽 갈수록 높아진다

미국의 무역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미국내 보호무역주의 물결이 갈수록 거세질 전망이다. 더욱이 본격적인 저성장국면에 접어든 미 경제가 무역부문마저 휘청거릴 경우 실물경제에 치명타를 입혀 업계의 의회 및 행정부에 대한 정치적 압력이 가중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미 상무부는 20일 지난 8월 한달중 무역적자가 168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올들어서만 모두 1,650억달러에 이른 셈이다. 아시아 경제위기 여파로 수출은 5개월째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데 반해 자동차·차부품·장난감 등 해외로부터의 수입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무역적자는 주로 중국·일본 등 태평양 연안국가들에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이같은 무역수지 확대 추이가 시간이 갈수록 늘어날 수 밖에 없어 미국의 실물경제 전반에 깊은 주름살을 드리울 것이라는 사실이다. 샬린 바셰프스키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최근 올해 무역적자가 2,400억달러를 기록한데 이어 내년엔 3,000억달러까지 불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또 『이로 인해 앞으로 제기될 정치적 압력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도 대체로 이같은 견해에 동의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엔화가치 상승으로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경쟁력은 한층 높아졌지만 미국 제품은 시장기반을 급속히 상실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메릴린치 증권은 21일 무역적자를 이유로 미국의 3·4분기 경제성장률을 당초 예상치인 2.0%에서 1.5%로 크게 낮춰잡았다. 이같은 무역적자 확대는 곧바로 미국내 보호무역주의의 목소리를 높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밖에 없다. 백악관은 20일 성명을 발표하고 『세계경제 성장률을 회복시키기 위한 전략이 시급하다』면서 일본·중국 등의 시장개방을 촉구하고 나섰다. 로버트 루빈 미 재무장관이 20일 일단 부인하긴 했지만 미국의 「강(强)달러정책」이 계속 고수될지 여부도 관심사다. 미국의 철강업체들은 이미 외국산 제품이 덤핑판매를 일삼고 있다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아울러 이들은 보다 신속한 조치를 촉구하며 백악관과 의회를 압박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자동차, 반도체, 섬유, 공작기계 등 다른 산업부문에서도 수입품이 홍수처럼 쏟아져 들어오는 바람에 상당한 타격을 입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은 그동안 신흥시장의 경제위기를 감안해 일정 수준의 무역 적자를 용인해왔지만 기업의 경영 악화와 대량 해고사태가 심각해질 경우 의회가 선거를 의식해 직접 개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현행 법의 틀내에서 무역적자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미 의회가 외국산 제품 수입을 제한하는 극약처방을 내릴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정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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