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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7월 31일] 老 회장의 쓴소리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의 쓴소리가 주목 받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 29일 수백명의 기업인이 모여 있던 전경련 국제경영원 주최의 '2009 제주 하계포럼'에서 개회사를 통해 "정치는 어디로 갔는지 흔적도 없고 강성 노조만 나라의 주인인 양 판을 치고 있는데 투자를 하라는 것은 생각을 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라며 일침을 가했다. 기업인뿐 아니라 국민들까지도 그의 말에 공감하고 속 시원하다는 반응이다. 조 회장은 발언을 하기까지 많은 고심을 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개회사 연설문 초고를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에서 작성하려 했는데 조 회장은 이를 그만두라고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대신 그는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메모만을 가지고 연단에 올랐다는 것이다. 조 회장은 30일 가진 공식기자간담회에서도 전일 발언의 배경을 간략히 설명했다. 그는 "요즘 상황을 굉장히 염려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에서 외국자본이 우리나라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 자체가 우리에 어떤 시그널을 주는 듯하다"며 "우리가 잘되기 위해서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라는 차원에서 이야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경제위기를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빠져나가고 있다는 한국 경제.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우려스러운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상반기 경기회복도 사실은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에서 비롯된 것이고 민간 투자는 여전히 두자릿수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가능성은 많이 낮아졌지만 대외변수가 다시 한번 요동친다면 우리 경제가 반짝 회복세를 보인 후 다시 꺼지는 더블딥에 빠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경제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구심점을 상실한 채 진보와 보수, 여와 야의 갈등구조는 갈수록 첨예화되고 있다. 정부의 리더십도 제자리를 못 찾고 있다. 이 때문에 쌍용차 사태, 비정규직 문제 등 사회적인 현안 해결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조 회장은 "우리나라는 발전할 요소가 많은데 온 나라가 갈등구조와 분열돼 있어 잠재성장률이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 합심 단합해 우리 전체가 잘되는 길, 공동 운명체로 가야 한다"며 말했다. 그의 발언의 방점은 여기에 찍힌다. 적어도 70대 중반의 노 기업인이 특정집단을 비판하기 위해 쓴소리를 한 것이 아니다. 그와 해법은 다르더라도 문제인식은 공유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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