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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경영 바람타고 결제 선진화

■ 현금결제 어음추월구매자 금융제도 활용 급증… 어음거래관행 점차 사라져 어음이 사라지고 있다. 그동안 기업간 대금 결제방식의 대명사처럼 일컬어지던 어음이 점차 거래 투명화라는 대세에 밀려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그리고 그 자리를 현금결제가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이번 중소기업청의 조사결과에서 보듯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어음결제는 지난해에 비해 9%의 하락률을 기록한 반면 현금결제는 그 하락폭 만큼 상승했다. 어음이 현금으로 그대로 전환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후진적 거래 관행이라고 할 수 있는 어음제도가 존속할 수 있었던 것은 대기업의 시장 우월적 지위 때문이었다. 하지만 중소기업 사이에 IMF 이후 어음결제를 기피하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데다 대기업들도 어음보다는 현금결제를 통해 투명경영을 강화함에 따라 어음결제의 축소와 현금결제의 확대라는 선진형 관행이 점차 자리잡아 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 기업구매자금융, 결제방식 개선의 주역 이번 조사에서 드러나듯이 현금결제비중이 과반수를 점유하게 된 데는 기업구매자 금융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실제로 현금만의 결제비중을 본다면 37%로 어음거래 46%보다 9% 가량 낮지만 이 제도를 활용한 것을 포함하면 52%로 급상승하게 된다. 이중에서도 기업구매자금대출은 구매자금융 15%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8.7%의 이용률을 기록, 결제방식 개선에 큰 기여를 했고 기업구매전용카드 역시 5.1%로 이에 못지않은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외상매출권 담보대출은 1.1%에 불과,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결제기간 줄어 어음결제방식의 후퇴는 대금 회수기간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중기청 조사에서 나타난 어음의 평균 결제기간은 지난해 122일보다 무려 50일 이상 단축된 70일. 특히 지난해 8%에 불과했던 60일 이내 결제 어음이 올해는 과반수를 넘는 55%를 차지해 고질병이었던 장기결제의 문제를 상당부분 해소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120일 이상의 장기어음은 53%에서 12%로 3분의1 수준으로 줄었고 150일 이상의 초장기 어음 역시 16% 에서 3%로 20% 수준으로 격감했다. 사실상 어음이라기보다는 현금의 성격에 가깝다. 현금결제의 경우 평균 결제기간이 1개월이 조금 넘는 38일에 불과하고 60일 이내 결제는 91%로 거의 대부분에 달했다. ◆ 불공정거래도 개선 수취기업이 장기어음을 받았을 때 할인에 필요한 비용을 부담하는 할인료를 발행기업에서 지급하는 비율도 크게 증가하는 등 불공정 관행도 상당부분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법정기간 60일을 초과한 어음을 받은 기업 중 할인료를 지급받지 못한 경우는 59%에 그쳤고 나머지 41%는 어음할인료를 지불받았다. 지난해 미지급한 경우가 82%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려 23%포인트나 낮아진 것이다. 또 지난해에는 거의 없었던 관세환급업체도 52%에 달했다. 납품관행이 개선됐다고 보는 업체가 82%에 달한다는 점도 이러한 경향을 엿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 단가인하, 납기단축 등 부작용도 그러나 결제관행은 개선된 대신 단가인하와 납기 단축에 대한 요구는 더욱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이번 설문조사에서 중소업체들은 과도한 단가인하(23.8%)를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았으며 주문물량 축소ㆍ거래선 변경 가능성(18.4%), 수시발주(17.8%), 납기단축(12.9%)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반면 대금결제 장기화를 문제로 든 응답자는 11.2%에 불과했다. 결국 결제기간은 줄어든 대신 단가인하 등 거래조건에 대한 부담은 한층 높아진 것이다. 뿐만 아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거래가 개선된 대신 1차 하도급업체와 2, 3차 벤더와의 거래, 즉 중소기업간에는 여전히 불공정거래의 골이 깊게 나타났다. 거래관행이 개선됐다고 응답한 업체가 1차 하도급의 경우 62%였지만 2, 3차 업체는 41%, 단순납품업체는 24%밖에 안돼 규모가 작을수록 긍정적인 평가를 보인 업체가 적어졌다는 점이 그 예다. 결국 하도급 형태가 제대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대기업의 변화만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간의 거래관행에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송영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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