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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튀는 이벤트 어디없소"

기획단계부터 TF팀 꾸려 골프대전엔 패션쇼 열고<br>비수기 웨딩페어 개최 등 이색 마케팅으로 불황 뚫기

이달 초 서울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열린 골프웨어 패션쇼에서 모델들이 봄철 필드웨어와 다양한 골프용품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정부 차원의 골프 활성화 대책을 주문하고 나섰는데 올 봄에는 골프용품 기획전을 색다르게 준비해보면 어떨까요?"

지난 달 초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마케팅본부. 임직원 십여명이 퇴근도 미룬 채 모여 앉았다. 이날 롯데백화점은 역대 최대 규모의 골프용품 기획전 진행을 위해 임시로 태스크포스(TF)팀까지 꾸렸다. 마케팅, 상품, 홍보 등의 부서에서 각각 대표로 선발된 직원들은 머리를 맞댄 채 기존 골프용품 기획전과 차별화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을 위해 밤늦도록 회의를 이어갔다. 뒤이어 한 달 뒤 열린 롯데백화점 '골프 대전'은 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패션쇼에서 체험 행사까지 단순히 상품을 싸게 팔기만 하는 할인전이 아니라 고객이 함께 참여하는 행사로 기획한 덕분이었다. 매출 역시 지난 해 행사보다 75%나 늘었다.

경기불황으로 매출 정체에 빠진 백화점이 이색 기획전과 이벤트를 앞세워 돌파구 찾기에 나섰다. 정기 세일로는 부족한 만큼 경쟁사에는 없는 마케팅으로 고객을 유치해 추가 매출을 내겠다는 전략이다.

롯데백화점은 올 들어 대형 기획전이 열릴 때마다 전담 TF팀을 꾸리는 방식을 전격적으로 도입했다. 각 분야별로 핵심 인력을 차출해 행사 기획 및 진행에 매진하도록 한 후 행사가 끝나면 다시 본업으로 복귀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위호 롯데백화점 선임바이어는 "기획 단계부터 관련 부서가 똘똘 뭉쳐 아이디어를 낸 것이 좋은 성과로 이어졌다"며 "골프대전의 경우 관련용품을 판매하는 것뿐만 아니라 부대행사로 골프패션쇼를 진행한 것도 흥행의 요인이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신혼부부를 겨냥한 '웨딩페어'도 올 1월과 3월 두 차례나 진행했다. 통상 결혼 성수기인 3월에 진행하는 것이 업계의 관행이었지만 연초 주택경기가 살아나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비수기인 1월에 과감하게 웨딩페어를 열었다. 신혼부부 뿐만 아니라 이사철 집단장에 나선 고객들이 몰리면서 제대로 틈새시장을 공략했다는 평가다.

현대백화점이 올초 무역센터점 내 전시관 '갤럭리 H'에서 진행한 '청양 다복전'에는 2만여명의 관객이 몰렸다. 일평균 700명이 무역센터점을 방문하면서 매출도 예년보다 두자릿수 이상 늘었다. 작년 10월 네덜란드 출신 유명 산업 디자이너 토르드 본체와 손잡고 내놓은 고객 사은품도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일부 고객들이 사은품을 받기 위해 백화점을 찾는 등 입소문이 퍼지면서 2만개 한정 수량으로 준비한 사은품은 행사 시작 3일 만에 완판됐다.



신세계백화점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진행한 '러브 잇 패션 캠페인'도 기존 기획전의 틀을 깬 신선한 시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에르메스 출신 디자이너 피에르 아르디를 내세운 이번 행사에서 신세계는 셔츠, 재킷, 의류는 물론 모자, 팔찌, 쿠션, 머그컵 등 12종의 협업상품 5억원어치를 내놨다. 행사가 시작되자 의류는 당일 오전에 모두 판매됐고 나머지 상품도 2일 만에 매진되는 기염을 토했다. 행사장을 찾은 고객들이 의류매장에 몰리면서 패션부문 매출이 예년보다 20% 가까이 증가하는 분수 효과까지 톡톡히 봤다.

백화점이 이색 기획전과 이벤트에 나서는 것은 엇비슷한 할인행사로는 고객을 유치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아웃렛,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등 후발주자의 공습과 해외 직접구매 열풍까지 겹치면서 백화점을 찾는 고객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위기감을 높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백화점업계는 1.9%가 줄어들면서 10년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했다.

홍정표 신세계백화점 영업전략담당 상무는 "이제 백화점은 가격 할인과 단발성 행사에서 벗어나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이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며 "다른 유통창구에서 찾아볼 수 없는 이색 마케팅을 둘러싼 백화점업계의 경쟁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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