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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떨어져 저평가 메리트"… 기관, 대형주에 꽂혔다

12개월 선행 PBR 금융위기후 최저치 기록에

연기금 등 대거 '사자'… 증시 버팀목 역할 톡톡

외국인 공백 속 당분간 기관장세 이어질 듯


코스피 대형주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자 기관투자가들이 그동안 낙폭이 크고 저평가됐던 대형주들을 대거 사들이며 코스피의 추가 하락을 막고 바닥을 다지는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초저금리 상황에서 주식 외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렵고 대형주를 중심으로 한 코스피의 주가수준이 장부가를 밑돌자 연기금과 펀드로 대표되는 기관 자금이 증시로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외국인투자가들의 공백 속에 당분간 기관이 수급을 이끄는 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코스피가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기 위해서는 외국인의 귀환이 함께 뒤따라야 한다고 진단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투자가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438억원어치를 사들이며 16일 이후 6거래일 연속 매수세를 이어갔다. 이 기간 기관은 총 8,312억원을 순매수하면서 1조1,492억원을 순매도한 외국인과 개인(3,503억원)을 제치고 국내 증시를 이끌어가는 수급 주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진영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15일까지만 해도 매도세로 일관하던 기관투자가들이 최근 순매수 기조로 돌아서면서 국내 증시의 하락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다"며 "그리스 문제가 완전히 마무리되기 전까지 외국인들의 귀환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기관의 행보에 코스피의 반등 폭이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외국인의 연이은 매도 공세로 코스피지수의 1차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2,050포인트선이 무너진 뒤 기관 자금이 대거 증시로 유입되면서 코스피는 다시 활력을 되찾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2,050포인트선 아래로 밀려난 다음날인 16일부터 기관이 15거래일 만에 매수세로 돌아서면서 코스피는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끝에 결국 2,080포인트선을 탈환했다. 특히 연기금과 더불어 기관의 또 다른 중심축인 투신권도 펀드 환매 물량이 줄어든 데 힘입어 6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지속하면서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김후정 유안타증권(003470) 연구원은 "코스피가 조정 기간을 거치면서 쏟아지기 시작한 펀드 환매 물량이 현 지수대에서 어느 정도 소진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9일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 947억원이 순유입되며 3거래일 연속 자금 유입이 지속됐다.



기관은 낙폭이 크면서도 저평가된 대형주들을 사들이는 데 주력하면서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다. 최근 대형주 주가가 장부가를 밑도는 수준까지 떨어진 만큼 실적 개선과 배당 확대 등의 호재를 앞세워 하반기 반등이 예상되는 종목에 미리 투자하겠다는 전략이다. KB투자증권은 코스피 대형주의 12개월 선행 PBR가 0.907배까지 떨어지며 2008년 금융위기(0.900배)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성노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주의 밸류에이션이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기준금리보다 높아진 배당수익률에 대한 기대감으로 대형주의 투자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며 "기관투자가를 중심으로 대형주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관은 순매수로 돌아선 16일부터 23일까지 전체 순매수 규모(8,312억원) 가운데 절반이 훌쩍 넘는 5,087억원을 대형주로 채웠다. 기관의 순매수 상위종목에도 SK이노베이션(096770)(1,037억원)과 신세계(004170)(947억원), 삼성전자(005930)(751억원), LG화학(051910)(678억원) 등 시가총액 상위의 대형주들이 이름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국내 증시로 다시 돌아오기 전까지는 기관이 주도하는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상화 현대증권(003450)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가 본격적인 상승국면에 돌입하기 위해서는 외국인이 국내 증시로 돌아와야 한다"며 "그리스 문제가 일단락되고 국내 기업들의 2·4분기 실적 개선세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기관이 수급을 주도하는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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