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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지구촌 뉴스메이커]칼리 피오리나

불의의 '컴팩 수렁' 빠져 허우적지난 9월 4일 칼리 피오리나는 전격적인 결혼(합병)계획을 발표했다. 그것도 그녀 가문(휴렛팩커드ㆍHP)의 오랜 앙숙인 컴팩컴퓨터와의 결합을 선언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만 해도 피오리나는 주위사람들의 축복속에 성대한 결혼식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꿈에 부풀어 있었다. 그러나 예상외로 주위 사람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당장 그녀의 결혼소식이 발표되자 주가가 폭락, 합병자금 마련마저 위태할 지경이다. 무엇보다 가족(창업주 가문 후손을 비롯한 투자자)들의 반대가 완강하다. 심지어 이 결혼 해프닝으로 가문에 누를 끼친 죄를 물어 그를 아예 족보에서 이름을 빼겠다는 으름장도 마다하지 않는다. 일이 이렇게 되자 언제부터인가 그녀의 '파혼설'은 주요 외신들의 단골메뉴로 자리잡았다. 칼리 피오리나에게 있어 올해는 과히 '최악의 해'라 할만하다. 지금까지 탄탄대로를 달려온 그녀의 화려한 경력에 결정적인 흠집이 날 만큼 힘든 한해를 보내고 있다. AT&T의 탁월한 세일즈맨, 루슨트 테크놀로지의 최고경영자(CEO)등을 거쳐 HP의 총수자리에 올라 승승장구하던 그녀에게는 '최근 10년을 통틀어 가장 성공한 미국 여성'등 각종 수식어들이 따라다녔다. 그러나 올해 들어 그녀에 대한 평가는 180도 달라졌다. 지난 2월 비즈니스 위크는 피오리나를 '실리콘 밸리의 자랑스런 유산으로 도박을 벌이고 있는 인물'이라 평했다. 250억달러를 들여 컴팩컴퓨터와 합병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이후 그녀에 대한 비난은 더욱 노골적이다. '기업경영보다 언론 플레이에만 치중하는 헐리우드 스타', '전략도 이론적 뒷받침도 없이 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도박사' 등등. 결국 IT불황 등으로 인한 실적 악화를 경쟁 PC업체와의 합병으로 만회하려 했던 칼리 피오리나의 꿈은 HP의 공동창업자 후손이자 대주주인 휴렛가와 팩커드가의 거센 반대로 무산될 것이 거의 기정사실화했다. 이에 따라 칼리 피오리나 역시 HP CEO자리를 내줘야 하는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할 운명에 처했다. 회사와 자신을 살리려고 내놓은 카드에 스스로 발등을 찍은 셈이다. 윤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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