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해외펀드 활성화의 가장 큰 수혜주는 외국계 자산운용사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피델리티자산운용ㆍ슈로더자산운용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의 해외펀드 설정잔액(역내 펀드 기준)이 많게는 4~7배 이상 급증했다. 국내 펀드시장에서 별다른 ‘이름값’을 보여주지 못했던 이들 글로벌 자산운용사의 영향력도 해외펀드 판매 증가와 더불어 점차 확대되는 분위기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국내ㆍ해외펀드의 구분 집계가 시작된 지난 4월30일부터 지난달 29일까지 미국계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자산운용의 설정액은 4,100억원에서 3조2,100억원으로 675.4%가량 급증, 전체 자산 운용사 중 가장 높은 설정액 증가율을 기록했다. 영국계 자산운용사인 슈로더투신운용은 4월 말 2조3,390억원에 달했던 설정액이 지난달 말까지 9조3,050억원으로 불어나며 298%에 가까운 신장률을 보였다. 신장률 기준 3위는 KB자산운용으로 같은 기간 중 288%에 달하는 증가세를 나타내 국내 자산운용사 가운데 해외펀드 부문에서 가장 많은 세를 늘렸다. 해외펀드 붐을 주도했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설정액 증가율은 231%로 전체 4위에 그쳤다. 그러나 미래에셋은 지난달 17조8,130억원의 해외펀드 수탁액을 기록하며 금액 기준 1위를 고수하고 있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의 한 관계자는 “5월 아시아ㆍ중국 등 역내 해외투자 펀드 7종을 출시하며 수탁액이 급증했다”며 “6월 시작된 해외투자 역내펀드 비과세 방침과 더불어 해외펀드 투자 붐 등에 대비해 시의 적절하게 관련 펀드를 편성한 점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슈로더자산운용의 한 관계자도 “인기 역외 펀드를 역내 펀드로 전환하는 등 역내 해외투자펀드 활성화에 미리 대비한 점이 고객들에게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역내 해외펀드 출시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외국계 자산운용사의 경우에도 명암은 엇갈렸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ㆍ푸르덴셜자산운용ㆍ프랭클린템플턴자산운용ㆍ도이치자산운용 등의 수탁액은 4월보다 되레 감소했다. 국내 합작사인 우리CS자산운용ㆍ하나UBS자산운용ㆍ기은SG자산운용 등의 해외펀드 수탁액은 소폭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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