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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거 104년 안중근 열풍 왜] 한중일 통합 제안… FTA 추진 등 차차 현실로

■ 안중근의 '동양평화론'

최근 일본 아베 정권의 우경화 움직임 속에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론'이 새삼 주목 받고있다. 1910년 안 의사가 사형 집행을 앞두고 옥중에서 그토록 심혈을 기울였던 미완의 집필작 '동양평화론'은 과연 이 시대에 어떤 화두를 던지고 있을까.

안 의사는 일본 관할이던 뤼순(旅順)으로 압송된 뒤 이듬해인 1910년 2월 12일 1심에서 사형선고를 받았다. 안 의사는 자신의 사상을 담은 동양평화론을 탈고할 때까지 사형 집행을 미루겠다는 재판장의 권유를 받아들여 항소를 포기했지만 결국 의거 5개월 만인 3월 26일 순국했다. 그래서 동양평화론은 서언과 전감(前鑑) 부분만 남아 있다. 동양평화론의 핵심 내용인 한중일 3국의 '평화회의체'구성 제안은 요즘으로 치면 유럽연합(EU) 같은 다자간 협의기구를 구성하자는 주장이다. 1957년 현 유럽연합(EU)의 모태인 유럽경제공동체(EEC)가 출범하기 거의 반세기 앞서 동아시아 통합을 지향하는 혁명적이자 구체적인 안을 내놓은 것이다. 3국 공동은행의 설립과 공용 화폐 발행, 3국 군단의 편성과 2개 국어 교육을 통한 평화군 양성, 공동 경제발전을 축으로 정치, 경제, 사회 등을 아우르는 진정한 의미의 지역 통합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국내에서도 동아시아 중심의 지역주의에 대한 본격적인 구상이 1990년대말에 나왔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100년 앞을 내다본 선각자적인 혜안이라 평가할 만 하다. 경제공동체 구상은 최근 한중 FTA 추진 등 이제서야 조금씩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최태욱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국제학과 교수는 "안 의사가 한중일 3국의 정치, 경제, 안보 협력의 제도화와 지역공동체 건설을 평화 정착의 전제 조건으로 파악하고 있다는 점은 최근 동북아 경제공동체 구상이 구체화하고 있는 시점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21세기 현 시점에는 한중일에서 더 나아가 동아시아, 정확히는 '아세안+3(한중일)' 지역을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외환위기를 계기로 닥쳤던 국제통화기금(IMF) 주도 하의 신자유주의 세계화 압력은 이들 국가로 하여금 외부 충격에 대한 지역주의적 공동 대응의 필요성을 더욱 절감하게 만든 만큼 '동양평화론'의 현대적 재해석과 실천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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