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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분자 학계 해묵은 난제 해결 성과

■ 이달의 과학기술자상<br>장태현 포스텍 화학과 교수<br>독창적인 '크로마토그래피' 분리·분석기법 개발


지난 1970년대에 고리형 DNA가 발견되면서 고리형 합성 고분자를 만드는 것이 고분자 학계의 가장 큰 관심사가 됐다. 이후 고분자 합성 기법에 큰 발전이 이뤄지기는 했으나 고리형 고분자의 유변학(물질의 흐름 연구)적 움직임을 완벽하게 규명하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다. 선형 고분자로부터 고리형 고분자를 완벽하게 분리하는 방법이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장태현 포스텍 화학과 교수는 온도구배 크로마토그래피 분리 방법이라는 독창적인 고분자 분리ㆍ분석기법을 개발해 이 같은 문제를 말끔하게 해결했다. 생체모방 시스템등 고분자재료 활용 다양화로
美·獨등 전세계 연구진 공동연구 제안 잇달아
장 교수가 개발한 분리 방법을 통해 순수한 고리형 고분자를 얻을 수 있게 되면서 한국(시료 정제 및 분취), 그리스(유변학 실험), 미국(이론), 독일(중성자 산란실험) 등 4개국 과학자들로 이뤄진 공동 연구팀은 이론과 실험 결과를 비교할 수 있는 연구 결과를 최초로 얻는 개가를 올렸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지난해 10월 세계적 과학잡지인 ‘네이처 머티리얼스’에 발표됐다. ◇고분자 분리ㆍ분석, 세계 최고 수준=고리형 고분자의 유변학적 움직임을 규명하기 위해 지난 30여년간 고분자 과학계는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선형 고분자는 뱀과 같은 움직임을 통해 얽혀 있는 고분자 사슬들이 움직인다고 이해되고 있으나 끝부분이 없는 고리형 고분자가 얽힌 상태에서의 움직임은 몇 가지 이론적 제안이 있었을 뿐 최근까지 여전히 미해결 과제로 남아 있었다. 실험적으로 순수한 고리형 고분자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장 교수는 작은 분자들의 분리ㆍ분석에 사용해오던 액체 크로마토그래피 분리 방법을 고분자 분석에 적용해 고분자 분석에 주로 사용되던 크기배제 크로마토그래피 방법보다 월등하게 높은 분해능(分解能ㆍ분해능력)을 얻는 데 성공했다. 크로마토그래피 칼럼에 온도를 변화시키면서 분해능을 증진시키는 기술은 장 교수가 최초로 개발한 독창적인 분리 방법이다. 장 교수는 높은 분해 능력을 가진 고분자 분리 방법과 다양한 검출 방법을 접목시켜 종래에 불가능했던 고분자 과학의 여러 해묵은 난제들을 해결하는 성과를 거두며 고분자 분리ㆍ분석 분야에서 세계 과학계를 선도하고 있다. 60여년 전에 이론적으로 예측된 음이온 중합 방법으로 합성된 고분자의 분자량이 포아송(Poisson) 분포를 가진다는 것을 처음으로 실험으로 규명했으며 일반적으로 단분산(monodisperse)으로 치부돼오던 음이온 중합된 블록공중합체를 분자량과 조성별로 분리하는 데도 성공했다. 또 고분자 커플링 반응의 반응 동력학을 규명하는 등 고분자 과학 교과서를 바꿀 만한 연구성과를 연이어 내고 있다. ◇전세계 연구진의 공동 연구 제안 쇄도=화학 분야에서도 고분자화학, 특히 고분자 물리화학 분야는 스포츠로 비유하면 비인기 종목이다. 다른 분야에 비해 언론의 주목도 덜 받고 영향력이 큰 학술지에 논문이 게재되는 경우도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그러나 생체모방 시스템에도 적용하는 등 고분자 재료의 활용은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고분자 재료 개발에서 정밀한 분석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장 교수가 개발한 고분자 분리ㆍ분석기법이 주목 받는 이유다. 서울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주립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장 교수는 최근 10여년간 고분자의 정밀 분석법 개발과 이를 이용한 고분자 물질의 물성 연구에 집중해왔다. 장 교수는 “고분자 분석을 위해서는 보다 정밀한 분리ㆍ분석방법 개발이 필수인데 분석과학과 고분자화학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지 못해 개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나름대로 틈새시장을 잘 개척한 셈”이라고 말했다. 장 교수가 독창적인 고분자 분리ㆍ분석방법을 개발하면서 전세계 연구진으로부터 공동 연구 제안이 쇄도하고 있다. 현재 장 교수 연구실과 협력 연구를 수행했거나 진행하고 있는 해외 연구진은 미국 5개, 독일 2개, 그리스 2개를 비롯해 영국ㆍ프랑스ㆍ캐나다ㆍ일본ㆍ오스트리아ㆍ네덜란드 등 15개 팀에 이른다. 이들 연구진은 새로운 분석기법에 대한 공동 연구를 원하는 고분자 분석 그룹이거나 자신들이 합성한 고분자 시료의 정밀분석을 필요로 하는 팀이다. 장 교수는 “고분자 분리ㆍ분석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한다”며 “이러한 분리ㆍ분석방법을 통해 훨씬 정밀한 고분자 합성이 가능해지고 고분자 과학이 한층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장 교수가 지금까지 발표한 학술논문은 180여편에 이르며 저술한 학술논문의 총 인용횟수는 약 2,500여회에 달한다. 그는 최근 고분자 과학계의 최고 전문 학술지인 ‘매크로몰리큘스(Macromolecules)’의 편집자문위원으로 초청되는 등 국내외 학회 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단어설명
고분자(高分子)는 분자량이 1만 이상인 큰 분자를 말한다. 100개 이상의 원자로 구성돼 있다. 분자량이 일정하지 않아 녹는점과 끓는점이 일정하지 않다는 특성을 지녔다. 액체 또는 고체로 존재한다. 또 반응을 잘 하지 않아 안정적이다. 고분자의 종류로는 크게 합성고분자와 천연고분자로 나뉜다. 천연고분자는 첫번째로 탄수화물에서 알파 포도당이 축합반응을 해 생성된 녹말, 베타 포도당이 축합반응을 해 생성된 셀룰로오스가 있다. 단백질도 천연고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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