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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자동차 전문지인 '에보(EVO)'는 지난달 콘터넨털, 굿이어, 미쉐린, 브릿지스톤 등 세계 유수의 타이어 브랜드들을 대상으로 성능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런데 성능 테스트 결과 주위를 깜짝 놀라게 할 만한 결과가 나왔다. 한국타이어가 젖은 노면에서의 핸들링, 수막현상, 제동력 등 다양한 항목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며 세계적인 브랜드들을 제치고 종합 2위를 차지한 것이다. 1위를 차지한 컨티넨털(95.3%의)과의 차이는 0.2%포인트에 불과했다. 1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특히 3위를 차지한 굿이어(94.9%)를 제외하면 미쉐린(93.1%), 피렐리(92.2%) 등 다른 유명 브랜드와의 만족도 격차도 상당했다.
한국타이어가 세계 유명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2016년 '글로벌 톱5' 진입을 위한 행보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타이어는 2016년까지 연간 1억1,400만본을 생산 능력을 갖춘다는 목표다.
에보의 타이어 성능 테스트 결과는 한국타이어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이번 테스트 결과가 한국타이어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은 것이다. 품질을 인정 받았을 뿐 아니라 유럽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위한 튼튼한 기반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은 올 11월부터 타이어 품질을 등급별로 분류하는 '타이어 라벨링'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한국타이어는 이번 성능 테스트에서 품질력을 인정받은 만큼 최고 등급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브릿지스톤, 미쉐린, 굿이어 등 글로벌 톱3 업체와 동등한 등급을 받을 경우 한국타이어는 가격 매력이 뛰어나 유럽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안종훈 부국증권 연구원은 "한국타이어의 품질은 브릿지스톤, 미쉐린 등 톱브랜드와 동등한 수준인데 비해 가격은 30% 정도 저렴한 상황"이라며 "타이어 라벨링 제도가 도입되면 인지도가 상승하면서 현재 7.5% 수준인 유럽 시장점유율을 두 자릿수 확대까지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생산량 확대를 위한 행보는 이미 시작됐다. 올 상반기에는 헝가리 공장의 증설로 인해 타이어 생산능력이 200만본 가량 늘어나 연간 최대 8,900만 본을 제조할 수 있게 된다. 또 하반기 중국 충칭의 3공장과 인도네시아공장이 각각 가동되면 내년부터는 생산능력이 1억만본을 넘어설 전망이다.
최중혁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연간 1억1,000만본 가량의 생산이 가능해지면 굿이어, 미쉐린, 브릿지스톤, 컨티넨털에 이어 톱5 수준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되는 것"이라며 "시장점유율 확대는 물론 글로벌 톱 브랜드로 위상을 높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상현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한국타이어는 2010년 매출액 기준으로 글로벌 7위 수준인데 5위권인 피렐리, 스미토모와 격차가 크지 않다"며 "생산능력 확충과 브랜드 개선 등으로 인해 2014년까지 5위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해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타이어의 원재료인 고무와 부타디엔의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2ㆍ4분기에 톤당 5,000달러를 넘어섰던 천연고무 가격은 지난해 11월 이후 3,300달러 수준으로 하향 안정화됐고, 부타디엔도 글로벌 경기 둔화로 지난해 상반기 고점에 비해 50% 이상 가격이 하락한 상황이다. 김윤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타이어 원재료 투입단가는 지난 2010년에 비해 약 40% 가량 상승하며 수익성 악화의 원인이 됐었다"며 "하지만 올해는 고무와 부타디엔의 가격이 급락하면서 두 자릿수의 영업이익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형실 신영증권 연구원 역시 "타이어업계는 천연고무 재고를 흔히 4~5개월 가량 유지하는 만큼 지난해 말께 급락한 원재료 가격이 올 2ㆍ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라며 "올해는 6조9,196억원의 매출과 7,76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지난해에 비해 각각 7.45%, 32.19% 가량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 애널리스트가 본 이회사 한국타이어는 올해 원재료비 하락으로 인해 수익성 개선 추세가 뚜렷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올해 목표주가는 글로벌 타이어 업종 평균에 비해 할증을 적용한 5만5,000원 가량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RE(교체용 타이어) 시장 성장에 따른 중장기 수혜와 탁월한 수익성을 감안할 때 할증을 부여할 만하다고 판단된다. 천연고무, 합성고무 등의 하향 안정은 올 1ㆍ4분기부터 투입가격에 본격적으로 반영돼 2ㆍ4분기에는 최저치가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 2ㆍ4분기에는 천연고무 투입가격이 지난해 4ㆍ4분기에 비해 30% 가량 하락하는 등 평균 원자재 투입가격이 16.2% 하락할 전망이다. 또 판매가격의 누적 인상효과가 가세하면서 올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3.4%포인트 상승한 13.2%로 개선될 전망이다. 올 순이익도 지난해보다 84.9%의 급증세를 보이고 매출은 8.9% 가량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제조업종 내에서 뚜렷한 이익 성장세를 나타낼 수 있는 대표적인 회사로서 주목할 만하다. 판매가격 인상 여력 측면에서도 올해 메이저 업체들에 비해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 메이저 업체에 비해 가격 할인폭이 큰 상황인 데다 수요에 비해 글로벌 공급량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또 유럽에서 실시될 '타이어 라벨링' 제도를 계기로 가격대비 품질경쟁력이 크게 부각되면서 브랜드 인지도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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