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 A씨는 고민에 빠졌다. A씨는 지난 7월 주가가 1,700포인트를 넘어서자 고점이라고 생각하고 보유하고 있던 주식형 펀드들을 대거 환매했다. 주가는 계속 올라 2,000 포인트를 돌파했으며 앞으로도 대세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자 너무 일찍 환매한 게 후회가 됐다. 그런 이유로 조정이 오면 다시 투자에 나설 계획이었다. 최근 주가가 1,800선까지 하락했지만 이번에는 주가가 연일 널뛰기를 하면서 변동성이 커져 섣불리 투자에 나서기가 망설여졌다. 다시 펀드에 가입할 경우 내야 될 수수료 등이 아까웠고 직접 주식투자에 나서기에는 마땅한 투자종목을 찾기도 어려웠다. A씨와 같은 고민을 가진 투자자에게 전문가들은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ETF는 다양한 종목을 포함하고 있고 지수를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최근처럼 주식시장이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는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은 상품이기 ??문이다. ETF는 인덱스펀드처럼 특정 주가지수의 수익률을 따라가도록 설계된 상품으로, 이 펀드 자체가 상장돼 있어 주식처럼 거래되고 있다. 주식처럼 거래되기 때문에 일단 투자했다 주가가 내려가면 펀드처럼 환매수수료나 운용수수료에 신경 쓸 필요 없이 팔아버리면 된다. ETF는 주식거래에 부과되는 거래세도 면제돼 거래가 주식보다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또 최근 주식시장에서 시기에 따라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업종이 바뀌고 있어 특정 투자종목을 찾기가 쉽지 않은 만큼 ETF에 분산 투자해 투자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올들어 2월에는 은행업종, 3~6월에는 제조 기계 건설, 최근에는 증권업종과 전기전자 업종이 바통을 이어가며 강세를 보이는 등 특정 종목이나 섹터 중심의 움직임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장세를 따라 잡기기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ETF는 자동차, 은행, 등 섹터별로 세분화되어 있고 가치주와 성장주, 대형주와 중형주 등으로 나뉘어져 있어 비교적 선택의 폭이 넓은 만큼 효과적인 투자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상장 ETF는 20종목이다. 코스피200과 KRX100 코스타지수 등 시장대표지수를 추종하는 ETF 5종목과 반도체, 은행, 자동차, IT 등 섹터 ETF 7종목, 지난달 31일에 상장된 스타일ETF 7종목 등이다. 투자자는 지수 전망에 따라 투자에 나설 경우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KODEX200이나 KOSEF 200에 투자를 하면 되고 특정 업종이 높은 수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할 때는 해당 업종 지수를 추종하는 섹터ETF에 투자하면 된다. 자신의 투자스타일에 따라 투자하기를 원한다면 성장주나 가치주 등 주식의 스타일이 유사한 종목들의 집단을 구성해 산출된 지수를 추종하는 스타일ETF에 투자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스타일 ETF는 현재 추종하는 지수에 따라 가치주 ETF와 성장주 ETF로 분류되며, ▦ TIGER순수가치 ▦KOSEF대형가치 ▦KODEX중대형가치 ▦KODEX중형가치 ▦TIGER중형가치 ▦KOSEF중형순수가치 ▦TREX중소형가치 ▦KODEX중대형성장 등이 있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상장이후 지난 8일까지의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8종목 중 5종목이 코스피지수 수익률을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해외 ETF도 곧 출시될 예정이어서 해외펀드 투자의 대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르면 9월께 국내 운용사가 해외지수를 추종하는 ETF 상품을 출시할 예정으로 해외 펀드에 가입하지 않고 해외증시에 대한 투자가 가능해진다. 한국증권의 한 관계자는 “해외펀드는 가입시에 정확한 매수가격과 환매시 정확한 환매금액을 알 수가 없고 환매 후 투자자 손에 돈이 들어오기까지 기간이 길다”며 “하지만 해외ETF에 투자할 경우 매매시점에 가격이 확정될 뿐 아니라 단시간에 환매금을 찾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ETF는 일부 종목의 경우 유동성이 부족한 점과 투자시점에 따른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 이선엽 애널리스트는 “몇몇 종목의 경우 거래량이 많지 않아 거액을 투자할 경우 원할 때 유동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단점이 있다”면서 “투자 시에 이런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이어 “주가의 움직임을 정확히 예측하기 힘든 만큼 특정시점을 저점 혹은 고점으로 판단해 ‘몰빵 투자’하기 보다는 분할 매수나 매월 혹은 분기마다 일정금액을 나눠 투자하는 적립식 투자를 통해 투자위험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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