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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조직 혁신-조석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북해에서 청어를 잡는 어부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청어가 쉽게 죽어 제값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유독 한 어부의 청어는 런던까지 이동해도 방금 잡은 듯 싱싱하게 펄떡였다. 그 비결은 청어가 담긴 수조 속에 메기 몇 마리를 넣어 함께 운송하는 것이었다. 청어는 메기에게 잡아먹히지 않으려 필사적으로 움직이게 되고 어부는 육지에 닿아도 싱싱한 청어를 항상 비싼 값에 팔 수 있었다.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도 편안함에 대한 안주의 위험성을 역설하면서 자주 인용했다는 청어잡이와 메기 이야기, 이른바 '메기 이론'이다. 이 이야기는 약간의 긴장 국면을 조성해 의욕을 고취시키고 혁신을 이루는 것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업마다 '혁신과 지속성장'을 최대 화두로 삼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정글과 같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혁신의 토대 위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하고자 몸부림친다. 그러나 이를 제대로 달성하는 기업은 그리 많지 않다. 그렇다면 대다수 기업들이 혁신을 부르짖지만 왜 실패할까. 그 이유는 말에 그치는 경영층의 미약한 혁신 의지, 내부적으로는 혁신 필요성을 누구나 공유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혁신을 바라보는 시각은 기업이든, 사람이든 마찬가지다. 사람은 본질적으로 변화와 혁신을 거부하고 현실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짙다. 기업 또한 과거 성공에 도취해 변화를 시도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가 결국 시대에 뒤처지는 사례도 많다.

혁신은 피할 수 없는 일이고 때로는 고통을 수반하기도 하지만 생존과 발전의 근원이 된다. 일부 학자들은 만일 적이 없다면 가상의 적이라도 만드는 목표의식이 절실하다고 강조하기도 한다. 최고의 생산성을 자랑하며 '혁신의 대명사'로 통하던 일본 도요타의 오쿠다 히로시 전 회장은 '바꾸지 않는 것, 바뀌지 않는 것은 큰 죄악'이라고 단언하기까지 했다. 기업경영에서 혁신 활동이 얼마나 중요한 덕목인지를 함축하는 말이다. 그렇다고 혁신이 거창하거나 그리 어려운 일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파격이 아닌 작은 실천 하나하나가 혁신을 이루는 디딤돌이 되는 것이다. 혁신을 수행하기도 전에 '될까 안 될까'만 고민하다 시도조차 못 하는 것은 혁신 마인드가 부족한 탓이다.



우리 회사는 지난 3~4년간의 어둠의 긴 터널에서 벗어나 기지개를 켜고 있다. 조직 슬림화 등 군살 빼기와 인재 적재적소 배치 등을 통해 비용을 과감히 줄여왔다. 능력 위주의 직급을 초월한 발탁인사와 외부 인재 영입을 통해 체질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책임경영 체제 정착으로 경영효율 향상에도 시동을 걸었다. 특히 올해부터는 가시적인 혁신 성과를 창출, 글로벌 에너지 리더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변화와 개혁에 한층 속도를 낼 작정이다. 다시 새롭게 시작하고자 한다. 더 이상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자. 사람이든 기업이든, 편안함에 대한 안주는 지속성장을 추구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다. 우리가 두려워할 것은 변화와 혁신 그 자체가 아닌 어떠한 변화라도 온몸으로 거부하려는 혁신정신의 부재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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