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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대재앙 '人災' 논란 시작되나

100년만의 대재앙인 카트리나의 강타로 뉴올리언스 등 일부 도시에서 수천명이 사망했을 가능성이 점차 현실화되면서 미국도 `인재'(人災) 논란에 본격 휩싸일 전망이다. 특히 뉴올리언스의 경우 지형의 특수성과 인공적인 홍수통제 시스템 때문에 오래전부터 `대형사고'가 예고돼 왔다는 점에서 충분히 인재논란에 휩싸일만한 상황이다. 북쪽엔 크기가 이 도시의 2배 이상인 폰차트레인 호수가 있고 남쪽엔 미시시피강이 흐르고 있어 뉴올리언스를 감싸고 있는 둑이 무너질 경우 대형 참사는 불을 보듯 명약관화한 일이었다. 게다가 호수와 강의 수면보다 낮은 이 도시가 물에 잠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물을 끌어올리는 반영구적인 댐식 둑 2개가 거대하게 펼쳐져 있고 비가 오면 물을 퍼내는 구식 펌프시설로는 참사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미 노트르담 대학의 조안느 웨스터링크 교수는 최근 이 문제에 대해 수학적으로 명쾌하게 결론을 냈다. 100년쯤 축조되기 시작한 현재의 둑으로는 3급 이상의 폭풍우에는 견딜 수 없으며, 느린 속도라 할지라도 폭풍우가 5급 수준으로 격상되면 이 둑은 절대 견딜 수없다는 것이었다. 폭풍우에 대비하기 위한 둑 신축문제가 본격적으로 거론된 것은 40년전 허리케인 베트시가 뉴올리언스를 강타하면서였다고 한다. 의회는 1965년 홍수통제법안을통과시켰고, 둑의 담을 높이는데 예산을 투입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그때 축조된 둑들은 지난 1927년 미시시피강 대범람 이후 만들어져 3급 수준의 태풍과 홍수에 견딜 능력을 갖췄다. 그러나 이번 카트리나는 엄청난 강우를 동반한 4∼5등급 태풍인데다가 뉴올리언스를 정면으로 강타하며 북상했다. 폭우에 곁들여 호수의 둑 동쪽 두 곳과 미시시피강 둑 한 곳이 무너지면서 도시의 80%에 해당하는 호수와 강 사이 지역이 물에 잠겼다. 이에 앞서 루이지애나 주정부는 지난해 둑보호시스템 개선을 위해 부시 행정부에 예산지원을 요청했으나 대폭 삭감됐다. 홍수를 막기 위한 둑 건설이 루이지애나주의 거대한 해안 습지의 소멸을 초래했다는 점에서 충분히 인재 논란에 휩싸일만하다. 이 습지는 허리케인을 막는데 콘크리트 수로들보다 훨씬 친환경적인 완충작용이 뛰어난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CNN과 워싱턴 타임스 등 유력 언론은 물론 민주당 일각에서도 부시행정부의 늑장 대응과 무사안일한 태도를 비판하기 시작해, 이라크전 등으로 곤경에 처해있는 미 행정부가 안팎 곱사등이 신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연합뉴스) 조복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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