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수업을 영어 위주로 진행하라는 교육인적자원부의 방침에도 불구하고 수업을 한국어로 진행하는 교사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지난 2000년 어려운 문법에 대한 설명 등을 제외하고는 영어 수업을 영어 위주로 진행하라는 지침을 일선 학교에 내려보냈다. 하지만 교육부가 6일 전북대 전병만 교수팀에 의뢰해 작성한 ‘초ㆍ중등 영어교육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주당 1시간 이상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는 초ㆍ중ㆍ고교 영어교사의 비율은 2003년 6월 22.3%, 2004년 6월 19.9%에서 지난해 말 17.6%로 낮아졌다. 반면 주로 한국어로 영어 수업을 진행하는 비율은 2002년 6월 9.5%에서 2004년 10.7%, 2005년 12.9%로 늘었다. 특히 고등학교의 경우 한국어로 영어수업을 진행하는 비율이 2002년 7.8%에서 2004년 10.8%, 지난해 17.7%로 크게 높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이처럼 한국어로 영어 수업을 진행하는 교사들이 늘어난 것은 영어 수업의 초점이 학생들의 의사소통 능력을 키우는 것보다 시험을 대비하는 데 맞춰져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교사들이 영어로 수업을 진행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입시 위주의 수업을 위해 한국어로 수업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현재 영어 수업과 평가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영어 평가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는 한 영어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영어 관련 연수에 참가한 영어교사는 5명 중 1명 꼴로 영어 교사들의 직무교육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국 7만4,463명의 영어 교사 가운데 영어 관련 연수에 참여한 교사는 22.2%인 1만6,330명에 그쳤고 6개월 과정의 영어 교사 심화연수 참여비율은 최근 3년간 평균 1%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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