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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희 모델인터넷과 변신(스타 경영학)
입력1997-10-29 00:00:00
수정
1997.10.29 00:00:00
이균성 기자
◎과감한 도전·변신의 ‘벤처정신’/지성적 관능미 발휘… 인터넷 통해 세계장악/“누드고급화” 새장열고 모델·배우 입지확대국내에서 인터넷 누드모델인 이승희씨(27)에게 쏟은 관심은 「집단적 광기」에 가까울 만큼 열광적이었다.
그녀의 「화려한 귀환」에 언론은 흥분하며 「벌떼」처럼 달려가 「대문짝」만하게 보도했으며, 방송국들은 앞다퉈 특집방송을 만들어 내보냈다. 기업들은 그녀를 모델로 쓰기위해 「특공작전」을 폈고, 영화 제작자들도 줄을 섰다. 일반인들도 인터넷을 누비며 그녀를 찾아 다녔다. 컴맹·넷맹이 따로 없었다.
몸 하나로 미국을 「점령」하고 순식간에 인터넷을 통해 세계를 「장악」한 그녀의 방한은 「이승희 신드롬」으로 이어졌다.
그녀가 일으킨 바람은 황색 저널리즘론에서 성문화의 이율배반론까지 여러가지 비판을 가져왔다. 그러나 이런 비판은 말 그대로 촌평에 그쳤다. 이승희 바람을 잠재우는 데는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했다.
이승희의 이런 가공할 만한 힘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한마디로 과감한 도전과 변신이라는 벤처정신이다. 이 점에서 그녀는 「소프트웨어의 황제」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사 회장과 닮았다.
이승희에게 몸은 빌게이츠의 소프트웨어다. 모두 상품이다. 일생을 바쳐 가꾸고 팔아야 할 무기다. 이를 고급화·차별화시키고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두사람은 범인이 보이기 어려운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이승희는 의사(오하이오주립대 의대생)의 길을, 빌게이츠는 판사(하버드대 법대)의 길을 포기했다. 그 뒤 두 사람은 상품의 고급화와 차별화에 주력했고, 엄청난 시장을 창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승희는 「천박」하고 「음성적」이던 누드시장을 질을 갖춘 문화의 마당으로 끌어냈다. 여기서 의대출신이라는 캐릭터가 한 몫을 했다.
그러나 그게 다는 아니었다. 솔직함을 바탕으로 지성을 갖춘 관능미를 발산함으로써 누드를 바라보던 관음주의 시각을 교정한 게 주효했다. 빌게이츠가 「베이직」이라는 소프트웨어에 이어 도스, 윈도 등 새로운 PC 운영체계(OS)를 잇따라 선보이며 컴퓨터 사용환경을 PC중심으로 재편한 것과 비슷한 일이다.
인터넷에 승부를 건 것도 너무나 닮았다. 이승희는 미국에 이어 「무형의 무역도로」인 인터넷을 타고 세계 곳곳을 공략하는데 성공했고, 빌 게이츠는 OS에 의한 PC 고급화에 이어 PC의 인터넷화로 세계 지배전략을 공고히 하고 있다. 이승희는 자신을 고부가가치화 하기 위한 변신에 주저하지 않았다. 의사에서 모델로 1차변신을 한 뒤 단신의 핸디캡을 누드모델이란 과감한 변신과 선택으로 극복했다. 이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광고모델, 영화배우, 헬스비디오강사 등으로 자신의 입지를 넓혀갔다.
이승희의 벤처정신은 빌게이츠에 비견될 충분한 가치를 갖고 있다. 바로 이점이 온갖 「비판적 촌평」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온국민의 의식을 순식간에 마비시킨 결정적인 이유다.
현실에 안주하고, 일시적 성공에 자만하며 제 때 변화하지 못해 위기를 맞고 있는 기업의 모습은 그녀의 매끈한 몸매를 단순히 관음적으로만 바라보는 사람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고정관념이다. 그녀의 벤처정신이 국민들과 기업에 던지는 메시지는 그녀가 출연한 한 광고의 멘트가 대변하고 있다.
『벗는 것보다 입는 것이 아름답다.』<이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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