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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이야기] 이중간첩 이수근 베트남서 체포 형장이슬로

지난달 28일 김포국제공항이 국제공항으로서의 막을 내렸다. 김포국제공항이 생긴 이래 이곳을 통한 많은 범죄사건이 일어났다. 크고 작은 밀수사건에서부터 가짜여권 사범 등 수 많은 사람들이 공항에서 적발되어 쇠고랑을 찼다.특히 60년대 가발을 쓰고 가짜 콧수염을 부치는 등 위장을 한 채 가짜여권을 들고 버젓이 우리 공항을 빠져 나갔다 베트남에서 체포되어 압송된 이중간첩 이수근의 이야기는 60~70년대를 살아온 우리 기성세대들에겐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엄청난 사건이었다. 이수근은 북한 관영통신인 조선중앙통신사 부사장을 지낸 사람이다. 그는 67년 3월22일 오후 5시25분 판문점에서 제242차 군사정전위원회가 끝난 직후 미군측의 도움으로 극적인 탈출에 성공했다. 그의 탈주시간은 15초로 한편의 드라마와 같았다. 그는 탈주 후 사회각계로부터 당시로서는 엄청난 액수인 1,000만원 상당의 재산을 기증 받고 우석의대 조교수인 강모씨와 결혼까지 했다. 그러나 그의 이중간첩 생활은 꼬리가 잡히고 말았다. 이 씨는 69년1월27일 오후 5시30분 콧수염과 가발로 위장한 후 '오제학'이란 위조여권을 갖고 처조카 배경옥과 함께 CPA항공편으로 김포공항을 빠져 나갔다. 이 사실을 눈치챈 중앙정보부는 1월31일 베트남 사이공항에서 캄보디아로 탈출하기 직전에 이들을 검거, 2월1일 오후 8시50분 특별기편으로 압송해 왔다. 서울지검 공안부 최대현 부장검사는 69년3월22일 이씨를 국가보안법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이 피고인에 대한 첫 공판은 같은 해 4월10일 오전 10시5분 서울형사지법 합의6부(재판장 이상원 부장판사, 배석 정상학ㆍ진성규판사) 심리로 대법정에서 열렸다. 최 부장검사의 직접신문이 시작된 이날 공판에는 법원에서 발부한 방청권 소지자 150명만이 입장할 수 있었다. 법정에 들어가지 못한 500여명이 법원부근의 배제고 정문앞에서 재판이 끝나기를 기다리며 자리를 뜰 줄 모를 정도로 이 재판에 관심을 보였다. 검찰의 이 같은 공판은 69년5월2일 오후 2시 이 피고인에 대한 구형으로 이어졌다. 검찰은 푸른 미결수복에 검은 고무신을 신고 창백한 얼굴로 앉아 있는 이 피고인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이씨는 최후의 진술을 통해 "거국적인 환대를 배신한 죄과는 변명할 여지가 없다"면서 "기회를 한번만 더 주면 반공전선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씨의 변호는 국선변호사 자격으로 이혜근 변호사가 맡았다. 이 변호사는 "이수근의 범죄자체를 옹호하기 위해 나선 것이 아니며 대한미국사법권의 존엄성을 보이기 위해 변호를 맡았다"면서"20년동안 공산주의에 젖은 그가 2년 동안에 전향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검찰의 구형량에 대해 서울형사지법은 69년 5월10일 국가보안법위반 등 죄로 기소된 이수근 피고인에게 사형을 확정했다. 역시 이 재판은 이상원 부장판사가 재판장을, 정상학ㆍ진성규판사가 배석을 맡았다. 1심에서 사형선고를 받은 이수근은 항소를 하지 않음으로써 사형이 확정됐다. 그리고 69년 7월3일 오전 11시45분 서울구치소에서 사형이 집행됐다. 이씨는 사형장에서 한번더 살려 달라는 애원과 함께 부인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남긴 채 사형이 확정된지 47 일만에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윤종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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