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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 애완동물에 상속' 한국선 불가능

美와 같은 '신탁 상속법' 없고 재산 수혜자 자연인·법인만 가능해

최근 미국에서 한 부동산 거부가 애완견에게 113억원을 유산으로 물려줘 화제가 됐다. 가족이 아닌 애완 동물에게 거액을 상속해준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3년에도 영국의 한 고양이가 주인 할머니로부터 집과 함께 현금 9억원을 상속받아 해외토픽에 오른 적이 있다. 우리에게는 간간이 해외토픽으로 전해진 소식이지만 미국에서는 관련 법까지 정비돼 있을 정도로 애완동물 상속은 드문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애완동물 상속이 가능할까? 현재 법상으로는 불가능하다. 우리나라에서 재산 상속은 자연인과 법인에게만 가능할 뿐이다. 미국의 경우 신탁 재단이 별개의 법인으로 특정 재산에 대한 소유권을 가질 수 있지만 우리나라 법상 신탁은 재산의 소유권이 이전되는 게 아니라 잠시 관리해주는 것에 불과하다. 미국에서도 물론 애완동물에게 상속해준다고 해서 부동산이나 현금의 소유권을 이전해주는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도 직접 애완동물 명의로 상속해주는 것은 법적으로 불가능하다. 대신 신탁 펀드(trust fund)를 설립하고 그 펀드에 상속을 한 이후 신탁재산의 수혜자를 애완동물로 하는 방식으로 상속해준다. 지난 31일 AP통신에 따르면 현재까지 미국 39개 주에서 애완동물 상속이 가능하도록 신탁 관련법이 시행중이다. 신탁에서 기간별로 일정금액이 지급되면 그 돈으로 애완동물의 먹이, 거주지 등 ‘복지’를 위해 쓰도록 설계돼 있다. 물론 애완동물 관리인에게도 보수로 일정액이 지급된다. 영국의 옛 록스타 더스티 스프링필드는 자신의 고양이에게 특정 상표의 먹이를 줄 것, 자신의 노래를 틀어줄 것, 결혼을 시켜줄 것 등을 유언으로 남기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각종 법적인 문제를 담당해주는 애완동물 전문 변호사(pet lawyer)도 활발히 활동중이다. 만약 애완동물이 죽게 되면 2차 수혜자에게 신탁재산의 혜택이 돌아가게 된다. 상속세율이 높은 미국에서는 신탁제도가 애완동물 뿐 아니라 자녀를 위해 상속할 때도 즐겨 이용된다.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 상업용 건물의 소유자라면 이를 직접 상속하지 않고 신탁에 상속하고 재산 운용에 따른 수혜자를 가족이나 법인으로 지정하는 구조로 재산을 상속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사후에 가족만큼이나 소중한 애완동물의 복지를 위해 동원할 수 있는 법적인 방법은 없을까. 믿을 만한 관리인에게 일정 재산을 상속하고 이 돈을 애완동물을 위해 쓰도록 하는 우회 방식은 가능할 것이라는 게 변호사들의 조언이다. 도움말: 법무법인 베스트 신경섭 변호사, 법무법인 세종 정재균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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