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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돈장관 "저는 장애인입니다" 고백
입력2005-09-27 07:07:43
수정
2005.09.27 07:07:43
이색 '장애론' 인터넷 화제…'소통의 장애' '자신감의 장애' 치유해야
오거돈장관 "저는 장애인입니다" 고백
이색 '장애론' 인터넷 화제…'소통의 장애' '자신감의 장애' 치유해야
"제가 바로 (말을 더듬는) 장애인입니다"라는 내용으로 시작되는 오거돈 해양수산부 장관의 글이 최근 인터넷에서 화제다.
화제의 발단은 지난 23일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의 해양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한 국회의원이 평소 말을 더듬는 오 장관을 겨냥해 우회적으로 인신모독에 가까운 발언을 한게 알려지면서부터다.
이로 인해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해당 국회의원을 비난하는 댓글이 2천개 넘게 올라왔고, 오 장관(cyworld.com/okbabe)과 해당 국회의원의 홈페이지에는 격려와 비난의 글이 엇갈렸다.
이 과정에서 한 누리꾼(네티즌)이 `장애인의 날'을 하루 앞둔 지난 4월19일 오장관이 해양부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를 찾아내 이를 게시하면서 오 장관의 글이 사이버 공간에 회자됐다.
"여러분(해양부 직원)과 저의 간격을 조금이나마 좁히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라고 작성경위를 밝힌 편지에서 오 장관은 "장애인이면 누굴 떠올리십니까? 멀리서 찾을 필요없습니다. 제가 바로 장애인입니다"고 운을 뗐다.
오 장관은 "저는 말을 더듬습니다. 물론 장애 축에도 끼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보실 분들도 있습니다만 의외로 말을 더듬는 사람들은 사람 대하는게 두려울 때가 많습니다"고 토로했다.
"군대생활은 잘할 수 있을까", "직장에서 업무보고는 잘할 수 있을까", "사랑하는 사람에게 멋지게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등이 두려움의 내용이라고 밝힌 오장관은 "그런 생각 때문에 더 더듬게 되더군요"라며 `고충'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하지만 "저는 해군장교로 군복무를 무사히 마쳤고, 누구보다 아름다운 여인을 반려자로 맞았고, 지금은 장관이 됐습니다"면서 난관을 극복하는데 남다른 고충이 있었음을 우회적으로 암시했다.
그러면서 오 장관은 "얼마전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말더듬는 여대생이 해양부의 대통령에 대한 업무보고를 보고 `말더듬이도 장관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다는 글을 보고 참 기뻤습니다"고 일화를 전했다.
하지만 오 장관은 전혀 새로운 각도에서 `장애론'을 설파했다.
오 장관은 "우리 개개인, 우리 조직에는 어떤 장애가 있는 것일까요"라고 반문하면서 `소통의 장애'와 `자신감의 장애'를 치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소통없는 조직은 조직원들간의 단절로 인해 `합리'는 사라지고 `독단'과`차별'이 지배하게 된다"면서 `더 많은 소통', `새로운 소통의 구조'를 통해 해양부를 소통이 잘되는 구조로 만들어보려 한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오 장관은 "요즘은 뚱뚱한 것도, 키가 작은 것도, 눈이 작은 것도, 얼굴 못생긴 것도 장애로 여기는..(중략)..자신감 상실로 인한 인명사고를 보면서 자신감 상실의 위험성을 느낀다"고 염려했다.
이어 오장관은 "자신감 회복이야말로 해양부가 바꿔내야 할 큰 과제"라면서 "해양부가 자신감을 갖고 미래를 개척할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서울=연합뉴스) 이강원기자
입력시간 : 2005/09/27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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