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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ㆍ太 무역블록 급속 확산
입력2004-02-09 00:00:00
수정
2004.02.09 00:00:00
이병관 기자
지난해 글로벌 다자무역협상인 세계무역기구(WTO) 도하라운드 협상이 결렬되면서 세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지역 및 국가간 무역협정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은 물론 중국, 인도 등 거대 신흥 개발국들도 인근 및 여타 경제권과 손을 잡기 위한 합종연횡이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ㆍ 태평양 지역의 짝짓기 행보가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다.
◇아시아ㆍ남미 등 거대 무역블록 속속 출현= 인도와 타이 등 아시아 6개국은 8일 자유무역협정(FTA)에 서명해 인구 18억 명의 거대 자유무역지대가 탄생했고 ,같은 날 미국과 호주가 FTA 협정 체결에 합의했다.
인도와 타이, 미얀마, 스리랑카, 부탄, 네팔 등 아시아 6개국(BIMST-EC) 통상
장관들은 이날 타이 푸켓에서 2017년까지 관세장벽 전면 철폐 등을 골자로 하는 FTA 협정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남아시아와 동남아 지역에 걸쳐 역내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7,000억 달러가 넘는 거대 자유무역지대가 출범함으로써 역내 교역 및 투자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게 됐다. 방글라데시도 시장 개방에 따른 손실 예상분을 보전 받는 것을 전제로 이들 거대 무역블록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호주도 2주간의 협상 끝에 제조업 부문에 대한 관세 인하를 골자로 하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합의했다고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8일 밝혔다. 이번 합의로 미국은 제조업 부문 수출에서만 한해 평균 20억 달러가 늘어나는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됐으며, 호주는 약 27억 달러에 달하는 수익 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U도 유럽경제권 통합에 이어 남미 등 역외 국가에 눈을 돌리고 있고, 중국은 연초 홍콩 및 마카오와 FTA 협정을 발효시켰으며 아세안과도 협상을 시작했다.
◇FTA 앞으로 가속화 전망=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정인교 FTA 연구팀장은 “DDA로 상징되는 다자협상이 지지부진한데다 FTA의 실익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보다 많은 FTA를 체결하려는 움직임이 일반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95년 WTO가 출범한 후 FTA를 통한 지역주의 바람은 갈수록 거세지는 추세다. 지난 94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발효될 때만 해도 인접한 국가들이 FTA를 체결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이제는 전세계 국가들이 FTA를 최대한 확장하려는 움직임이 보편화됐다. 11월말 현재 WTO에 통보된 FTA는 모두 273개로, 이 가운데 189개가 발효되고 있다.
FTA가 발효되면 회원국간의 무역은 늘어나는 대신 비회원국과의 교역은 줄어들어 지금 세계 각국은 하루라도 빨리 국가간 및 지역간 블록을 만들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비회원국은 상대적으로 높은 관세를 물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수출을 늘리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많은 FTA를 체결하는 것 자체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수단으로 점점 더 각광을 받고 있다.
<정문재기자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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