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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총체적 난맥 한국 증시

‘악재는 한꺼번에 닥친다더니….’

요즘 여의도 증권가를 보면 이말 만큼 딱 들어맞는 말도 없다. 주가는 빠지고 증권사는 너 나 할 것 없이 구조조정에 몸서리를 치고 있다. 한때 고액 연봉을 자랑하며 1등 신랑감이던 증권맨은 잇따라 짐을 싸고 있다. 증시침체로 거래대금이 급속히 쪼그라들면서 대형 증권사마저 이익이 50% 넘게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식영업이 어렵다 보니 같은 회사 내 직원 간의 폭행사건은 물론이고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각종 루머들이 증권가에 넘쳐난다.

이 와중에 자본시장의 심장부라고 할 수 있는 한국거래소마저 문제다. 15일 투자의 기초가 되는 코스피지수 산출이 늦어지는 사고를 치더니 이튿날에는 야간선물 거래 시스템이 중단되는 대형사고를 냈다. 투자자 입장에서 시스템의 안정성이 생명과도 같은 증권시장에서 치명적인 실수다. 한국 증시의 거래 시스템이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여러 국가에 수출되는 점을 고려하면 자칫 글로벌시장에서 신뢰를 잃을 수도 있다. 반드시 사고 원인을 명명백백하게 밝혀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해야 할 것이다.

시장은 침체의 늪에서 아우성이고 거래소마저 최고경영자(CEO) 공백기를 틈타 어이없는 사고를 내고 있다. 그 이면에는 자본시장에 대한 현 정부의 무관심도 자리하고 있다.



이달 1일 벤처활성화의 마중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코넥스시장이 문을 열었다. 하지만 이날 역사적인 개장식에는 금융위원장이 최고 귀빈으로 자리했다.

한국의 대표 주식시장인 코스피와 코스닥에 이어 새로운 시장이 첫선을 보이는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총리나 대통령의 모습은 물론이고 축사조차 볼 수 없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박인비 선수가 US여자오픈에서 승리했다는 소식에 대통령이 친히 축전까지 보낸 것과는 너무나 비교되는 모습이었다.

증권업계 내부적으로는 그야말로 뼈를 깎는 구조적 변신이 불가피하지만 이와 더불어 정부 차원의 지원과 관심도 절실히 필요한 때다. ‘아시아의 금융허브’라는 요란한 구호 이전에 업계와 정부가 산업에 대한 애정을 갖고 머리를 맞댈 때만이 지금의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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