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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9개 신용카드사와 제휴, 공인인증서 없이도 편리하게 결제할 수 있는 '카카오간편결제(가칭)'를 도입한다고 밝히면서 공인인증서가 폐기되는 시대가 예상보다 빨리 도래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공인인증서 의무사용 폐지를 신호탄으로 금융회사들이 대체 수단을 서둘러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금융과 정보기술(IT) 산업이 융합되는 시대에서는 공인인증서 주기능이 공공기관의 '본인 확인 수단'으로 옮겨가고 이를 '간편 결제 수단'이 대체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다퉈 나오는 대체 수단… 공인인증서 파괴 현실화되나=카카오는 오는 9월께 온라인에서 상품 구매시 계좌이체, 신용카드 결제, 휴대폰 소액결제 등의 결제 방식에서 벗어난 카카오간편결제 서비스를 출시한다. 카카오간편결제는 LG CNS가 공인인증서 대체 수단으로 내놓은 '엠페이'를 기반으로 한다. 엠페이는 액티브X, 키보드 보안프로그램 등 각종 플러그인 설치 내지 카드정보·인증번호를 매번 입력할 필요 없이 비밀번호만으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는 간편 결제 수단이다. 전문가들은 공인인증서 없이 결제할 수 있는 이 카카오간편결제가 편의성을 기반으로 빠르게 결제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카카오간편결제를 포함해 공인인증서 대체 수단을 빠르게 강구하고 있는 곳은 카드 업계. 삼성카드는 업계에서는 가장 빠르게 다음달 중 자동응답전화(ARS)인증 방식을 사용하기로 했다. 신한·현대카드도 이 방식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카드는 ARS 인증을 포함한 근거리통신망(NFC)을 활용한 IC카드 접촉 방식 등의 방법을 강구 중이다. 카드 업계는 지난 28일 발표한 '전자상거래 결제 간편화 방안'이 나옴에 따라 공인인증서 대체 수단 작업에 속도가 붙어 대체 수단 도입 시일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공인인증서 대체는 시간문제라는 얘기다.
◇공인인증서 기능 이관은 시대적 흐름=전문가들은 공인인증서 의무사용 폐지 논의가 '은행 없는 은행' '인터넷 뱅크'를 위시한 스마트 시대에 맞는 흐름이라고 설명한다. 전형적으로 금융기관은 공인인증서처럼 강력하고 완벽한 인증 수단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공인인증서에서 자유로운 해외의 페이팔과 같은 기업들이 새로운 결제 수단을 들고 들어오자 '강력·완벽'에서 '간편·편리'로 흘러가고 있다.
성재모 금융보안연구원 본부장은 "해외에서는 공인인증서 없이도 지급결제를 잘 수행해왔다"면서 "국내에서도 공인인증서와 같은 무거운 인증 수단보다 편의성을 담보한 새로운 인증 방법을 도입하고 있고 간편 결제 수단들이 쏟아져나올 것"이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인인증서가 완전히 폐기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공공기관에서 공인인증서가 본인 확인 수단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고 있는데다 인증서가 뿌리내린 지 오래여서 결제에 있어 큰 불편함을 겪는 사람들이 적기 때문이다.
카드사 외 시중은행들은 여전히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김종현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인터넷, 모바일뱅킹 사용과 관련해 공인인증서가 불편하다는 이슈가 없다. 포기할 만한 이유가 없는 셈이다. 은행과 같은 일반금융기관이나 공공거래에서 계속 사용할 것이므로 공인인증서는 본인 확인을 위한 주된 인증 방법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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