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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봄, KBS 2TV 드라마 ‘꽃보다 아름다워’가 방영할 당시 정연주 KBS 사장은 “내가 취임한 이후 가장 사랑하게 된 드라마”라고 극찬했다. 방영 초기 시청률이 한자릿수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할 때에도 정 사장은 “30% 넘는 타사 드라마가 부럽지 않다”며 제작진에게 힘을 실어 줬다. 결국 드라마는 시청률 20%를 넘기며 시대의 따뜻한 가족상을 훌륭히 그렸다는 평가를 받았고 주인공을 맡은 고두심씨는 KBS 연기대상을 받는 영광을 안았다. 극본을 썼던 노희경 작가 역시 소수 매니아들만의 열광에서 벗어나 대중적인 작가로 거듭났다. ‘꽃보다 아름다워’를 만들었던 노희경 작가와 김철규PD가 다시 만난다. 오는 3월 2부작으로 방영할 KBS 창사특집극 ‘유행가가 되리’에서 두 콤비는 일과 자식들로부터 밀려난 중장년층을 전면에 내세워 그들의 외로운 삶을 반추해본다. 언뜻 지난 해 가을 호평받았던 SBS 특집극 ‘홍소장의 가을’과 그리 다르지 않다. 그러나 ‘유행가가…’는 삶의 허무함과 함께 이를 그대로 인정할 때 인생은 그래도 괜찮지 않냐며 되묻는다. 형식만은 유쾌하고 따뜻하다. ‘유행가가…’는 중년 부부가 뒤늦게 젊은 남녀를 만나 삶의 활력을 되찾는 내용으로 꾸며진다. 광고회사 국장으로 일하는 수근은 아내와 늘 티격태격한다. 직장 후배들도 그를 거들떠 보지 않는다. 그러던 중 젊은 여자 써니를 만나 들뜬 데이트를 즐긴다. 수근의 아내 오숙영씨 역시 며느리의 냉대와 유부남과 사귀는 딸과 함께 하는 인생이 서글프기만 하다. 그러던 중 동네 자동차 정비소에서 가슴 설레게 해는 미남 총각 선우를 만나 다시 연애를 한다는 환상에 빠진다. 제작진은 “장년층이 느낄 만한 생각과 현실을 시청자들에게 공감 시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중년 부부로 출연하는 수근과 숙영 역은 각각 중년 연기자인 박근형과 윤여정이 캐스팅돼 과거의 점잖은 중년의 이미지와는 다른 새로운 모습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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