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히면서 "박 후보를 제대로 보좌하지 못하고 여러분께 많은 걱정을 끼쳐드리고 있는 점에 대해 가슴 깊이 사죄드리면서 그 모든 책임을 제가 안고 떠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로써 박 후보의 과거사 인식 논란과 측근들의 잇단 비리 의혹 등으로 촉발된 위기상황이 수습될지 주목된다. 친박계 핵심에서는 최 의원의 사퇴로 더 이상의 지도부 용퇴는 없다면서 사태를 수습하려는 생각이다.
최 의원은 "저 최경환이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으로 당내 불화와 갈등을 끝내주기를 간곡하게 부탁한다"면서 "더 이상 논란을 벌이는 것은 후보 흔들기로 비쳐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최 의원은 4일 당 의원총회에서 본인을 비롯한 친박계 핵심인사는 물론 지도부 전면 교체론이 불거진 후 박 후보에게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4월 총선 국면부터 '친박 실세' 논란이 일었던 최 의원은 비서실장으로 기용되면서 박 후보의 신임을 재확인했다. 그는 사적인 자리에서 "내가 실세라며 잘못한 사실이 있다면 박 후보가 확인해서 나를 다시 기용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고 한다.
박 후보는 최 실장의 사퇴를 즉각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6일 비박계 중진인 정몽준 전 대표를 직접 찾아가 선거대책위원회 합류를 요청하며 국면 전환을 꾀했다. 그러나 당지도부 총 사퇴론를 주장한 쪽에서는 계속 전면적인 개편을 주장하고 있다.
박 후보는 이날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1회 한마음 전국의사가족대회'에 참석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 의원 사퇴에 대해 "충정에서 스스로 결정한 것"이라면서 사실상 수락 의사를 밝혔다.
그는 추가적인 사퇴에 대해 "선거를 코앞에 두고 모두 화합으로 가야 하는 마당에 비난하고 '잘못했느니, 무엇을 했느니' 할 게 아니다"라며 "각자 선 자리에서 '나는 당의 승리를 위해 무엇을 열심히 했는가, 또 내 자리에서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생각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당내 일각에서 한광옥 전 민주당 상임고문의 영입을 반대하는 것에 대해 "그분이 국민대통합과 화합의 차원에서 기여하고 헌신하기 위해 큰 결단을 내리신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그 일에 헌신해주시고 그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 실장의 후임은 당분간 뽑지 않은 채 이학재 부실장이 역할을 맡기로 했다. 박 후보 측은 측근 논란이 일었던 비서실의 규모도 축소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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