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은 최근 구조조정의 막바지 단계에 이르러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안에 대해 협의해 왔다. 그러나 설 사장은 채권단과 협의과정에서 자신의 경영권이 회사 정상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여 회사를 살리고 주주와 종업원을 위해 과감하게 스스로 경영권 포기를 결심했다. 오너인 설 사장이 경영권을 포기하고 자진해서 물러나지만 회사는 현행 전문경영인에 의해 그대로 운영된다.
설 사장은 지난 2004년 선친인 설원량 회장의 급작스런 사망 이후 전문경영인 시절에 이루어진 무분별한 투자 및 경기침체에 따른 대한전선의 자산부실화를 극복하고자, 대한전선의 구조조정의 최전방에 나서서 고군분투 해 왔다. 하지만 지속된 경기침체에 따른 영업이익 축소 및 구조조정 대상인 비영업용 자산을 매각할수록 손실 규모가 커지는 등 경영지표가 악화됨에 따라 경영상의 모든 책임을 지고 경영권을 포기했다.
설 사장은 이와 관련 “선대부터 50여 년간 일궈 온 회사를 포기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며 “제가 떠나더라도 임직원 여러분께서는 마음을 다잡고 지금까지 보여준 역량과 능력을 다시 한 번 발휘해 줄 것”을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채권단의 결정에 의해 경영진이 교체된 경우는 있어도 오너가 스스로 경영권을 포기하고 물러나는 것은 매우 드물다.
한편 대한전선 관계자는 “설사장의 갑작스러운 경영권 포기가 당혹스러운 것은 사실이나 기존의 경영진 및 직원들은 채권단과 긴밀히 협조하여 재무구조개선을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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