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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하모니 코리아

불경기에 등산만한 보약이 없다. 산은 지위가 높거나 낮거나 돈이 많거나 적거나 차별하지않고 등산객을 환영한다. 산에 오를 땐 다소 힘들어도 하산의 뒷맛이 상쾌한 탓인지 등산객이 부쩍 늘고있다. 등산은 돈이 적게 드는 `웰빙(Well-Being) 레포츠`로 꼽힌다. 지난 주말 혼탁한 서울을 벗어나 충남 천안시 광덕면에 위치한 광덕산 정상에 올랐다. 광덕산 주변에는 민속마을과 온양온천이 있어 가족산행지로 적당하다. 고찰 광덕사와 잣나무군락, 장군바위 등 볼거리가 많다. 높이 699미터 정상에는 우주원리 라는 4가지 원칙이 새겨진 돌 판이 등산객의 눈길을 끈다. ▲조화의 원칙 ▲하나의 원칙 ▲사랑의 원칙 ▲덕치의 원칙이라는 뚜렷한 글씨가 한눈에 들어온다. 돈과 권력, 섹스, 명예 등 통속적인 욕망을 추구한 인간은 우주원리를 파악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실천하는데 무척 인색하다. 눈길을 밟으면서 하산하는 기자의 뇌리에 무엇보다 조화의 원칙이 오래 남았다. 산뜻한 하늘 아래 이웃으로 함께 살면서 사랑보다 증오가 우리 주변을 휘감고 있기 때문이다. 우주는 때때로 스스로 균형을 잡기위해 출렁거리는데 우리는 반목과 갈등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있다. 지난 2002년 월드컵 축구 4강 진출 때 한반도를 뒤흔들었던 하모니(harmony) 축제의 기쁨을 잊은 지 오래다. 개인이나 사회는 균형이 깨질 때 병이 생긴다. 한국사회는 지금 홍역을 앓고있다. 경기 침체로 내수관련 장사가 안 된다고 아우성이다. 명문대학을 졸업해도 마땅한 직장을 구하기가 어렵다. 더구나 400만명에 달한 신용불량자 문제 비롯, 물가불안, 각종 원자재 파동, 수출전선 이상기류, 불법대선자금 청문회 개최, 대선자금 제공 기업인 사법처리 논란, 공교육 부재, 이라크 추가 파병 찬반논의, 원전 수거물 관리 센터 선정(전북부안) 혼선, 조류독감 파장 등 난제가 산처럼 쌓이고있다. 그런데도 정치 지도자들은 이런 현안 처리를 뒤로 미루고 총선 승리에만 혈안이다. 특히 불법대선자금의혹 진상조사 청문회 등을 둘러싼 정치권의 갈등과 대립이 도를 넘고있다. 이러다간 1인당 GNP 2만불 시대 달성은 고사하고 1만불 시대가 언제 깨질지 불안하기 짝이 없다. 노무현 정권 핵심들은 이런 총체적 난국을 방치한 채 금배지 수확량 증대에 총력을 쏟아 시민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특히 노 대통령은 총선 대박을 목표로 올인 (All-in) 배팅을 하고있어 한국의 앞날이 걱정이다. 그는 참여정부가 출범한지 1년도 되지않았는데 경제정책의 사령탑인 김진표 부총리겸 재정경제부장관과 권기홍 노동부장관, 이영탁 국무조정실장 등을 총선에 투입할 예정이다. 게다가 청와대 핵심 참모인 문희상 비서실장은 경기도 의정부에서 유인태 정무수석은 서울 도봉이나 충북 제천에서 출마가 확실시되고있다. 물론 국정 운영 신뢰감 상실과 불법대선자금 문제로 위기에 몰린 노 정권 입장에서 이번 총선은 사활이 걸린 한판 승부일 수 있다.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제1당을 만들고싶을 것이다. 유명인사로 통하는 장ㆍ차관과 청와대 핵심 참모가 출전할 경우 인지도에 힘입어 득표력이 높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들이 재직기간에 이룬 국정업무 성과로는 당선권 진입이 쉽지않다. 각종 성과평가에 따르면 결코 좋은 성적이 아니다. 아마 잘해야 C학점 수준이 아닐까. 또 강제징발에 의한 후보들의 경쟁력이 의문이다. 국정운영 능력이 부족하고 지역봉사정신이 미흡한 인사에게 후한 점수를 주지않는 추세다. 유권자는 선거 때 비교적 냉정하게 심판한다. 총선을 2개월 앞두고 이들을 선거전에 기용할 경우 국정공백 책임론이라는 역풍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설령 열린 우리당이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을 제치고 제1당이 된다고 노 대통령의 불법대선자금에 대해 면죄부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노 대통령은 총선에 목숨을 걸지 말고 겸손한 마음으로 중립을 지키면서 국민 전체 민생을 위한 하모니 코리아 건설에 주력했으면 한다. <황인선(정치부장) hi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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