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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결산] ②약물과 오심시비로 얼룩진 올림픽
입력2004-08-28 05:13:52
수정
2004.08.28 05:13:52
`클린 올림픽'을 선포하고 개막한 2004아테네올림픽이 사상 최악의 약물과 판정시비로 얼룩진 채 막을 내리게 됐다.
육상, 역도 복싱 등에서 금지약물 투약 혐의를 사고 있는 선수들이 한 둘이 아니고 메달 색깔을 바꿔놓는 중대한 실수를 저질러 징계를 받고 대회 기간에 퇴출된심판이 4명에 이른다.
개막 하루 전에 불거진 `그리스의 육상영웅' 코스타디노스 케데리스와 그의 여자 스프린터 카테리니 사노우의 교통사고를 위장한 도핑테스트 회피 혐의는 안방 주인들을 충격에 빠뜨렸고 이들의 퇴출로 올림픽은 초반부터 김이 샜다.
남자 역도 62㎏급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레오다니스 삼파니스(그리스)는 대회첫 메달 박탈의 불명예를 안았고 그를 포함해 모두 10명이 약물 추문에 휘말려 플랫폼을 밟아보지 못하거나 경기 후 징계를 기다리고 있다.
역도는 와파 아무리(모로코), 졸탄 켁스케스(헝가리), 빅토르 치슬린(몰도바),프라티마 쿠마리 나(인도), 술레 사바스(터키)가 대회가 시작하기도 전에 국제역도연맹(IWF)의 자체 도핑테스트에서 양성반응을 보여 퇴출되는 등 `약물 지뢰밭'의 조짐을 보여왔다.
우려대로 대회가 시작되자 알비나 코미치(러시아)가 경기 전 약물검사에서 도핑사실이 적발됐고 난 아예 카인(미얀마)과 사나마차 차누(인도)가 4위를 차지했지만경기 후 금지약물 복용 사실이 들켜 기록을 박탈당했다.
역도에서 시작된 약물 파동은 육상이 시작되면서 기세를 더해갔다.
국제육상연맹(IAAF)도 세계반도핑기구(WADA)와 힘을 모아 '클린 트랙 & 필드'를만들기 위해 올림픽 이전에 의혹 대상자들을 모조리 솎아내는 강경책을 썼지만 초반부터 스캔들이 터져나와 자정 노력이 빛을 잃었다.
국제 육상계는 고대올림픽 원형 재연 이벤트로 열린 여자 포환던지기 우승자 이리나 코르차넨코(러시아)의 금메달 박탈에 이어 남자 원반던지기 금메달리스트 로베르트 파제카스(헝가리)도 약물검사 과정에서 부정행위가 발각됐다, 높이뛰기의 알렉세이 레스니치(벨로루시)도 도핑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고 쫓겨났고 세단뛰기 챔피언 프랑수와 음방고(카메룬), 400m 안톤 갈킨(러시아)도 금지약물 양성반응을 보였다.
복싱 69㎏급에 출전할 예정이었던 살만 카리미(이란)도 올림픽 개막 전 손이 부러졌다는 이유를 대며 대회 불참을 결정했지만 이를 수상히 여긴 이란복싱연맹에 금지약물 복용 사실이 적발됐다.
심판의 오심으로 인한 스캔들은 약물 파동을 초월, 세계 관중들의 올림픽에 대한 환멸을 불러올 정도였다.
남자 기계체조 개인종합에서 동메달을 딴 양태영(경북체육회)은 심판의 오심으로 인해 금메달이 동메달로 바뀌었다는 판정이 내려졌고 심판 3명이 자격정지를 받아 올림픽 무대에서 퇴출되는 볼썽사나운 사건이 터져나왔다.
남녀 기계체조를 불문하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판정 시비 속에 전.현직 선수 및지도자들은 쓴 소리를 내뱉았고 경기장을 찾은 관중조차 심판 판정에 염증을 느껴야유를 퍼부어 경기를 중단시키는 진풍경까지 연출됐다.
그리스는 남자 단체 예선에서 자국 선수가 철봉에서 심판의 편파 판정에 피해를봤다며 국제체조연맹(FIG)에 강력 항의했고 러시아도 여자 개인종합의 스베틀라나호르키나, 남자 철봉의 알렉 세이 네모프가 잘못된 판정의 피해를 봤다면서 FIG에공식 항의서한을 발송했다.
남자 기계체조 링에서 판정에 불만을 품고 항의했던 조르단 조프체프(불가리아)는 "대책이 필요하다. 심판들은 올림픽 정신을 상실했고 우리가 일궈낸 성과를 빼앗고 있다"며 "무능력한 것인지 편견 때문인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늙은 심판들이 체조를 망치고 있는 만큼 그들도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은퇴한 `체조 요정' 나디아 코마네치(미국)는 양태영의 판정시비에 대해 "앞으로 사람들은 아테네올림픽 체조 얘기만 나오면 폴 햄의 착지 실수 장면만 들춰낼 것"이라며 "햄의 잘못은 아니지만 어쨌든 선수들이 더 이상 이런 오심의 피해를 입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펜싱도 남자 플뢰레 단체전 결승에서 판정시비가 일어 메달 색깔이 뒤바뀌고 심판 1명이 자격을 정지당했다.
국제펜싱연맹(FIE)은 21일 중국과 이탈리아가 맞붙은 남자 단체 결승에서 오심을 한 조제프 히다시(헝가리) 심판에 대해 2년간 자격정지 조치를 내린 것.
이 심판은 결승에서 6차례나 오심을 한 것으로 드러나 `특혜'를 입은 이탈리아는 금메달 빛이 바랬고 은메달을 목에 건 중국은 볼이 부어올랐다.
여자역도 75㎏이상급 경기에서도 한국의 장미란(원주시청)의 메달은 은이 아니라 금이어야 한다는 항의가 국제역도연맹(IWF)에 접수됐다.
용상 3차 시기에서 극적인 뒤집기를 연출한 중국의 탕공홍이 동작을 정지하지않았지만 합격 판정을 받고 장미란을 제친 데 대해 허록 대한역도연?부회장 겸 IWF 집행위원이 집행위원의 자격으로 해당 심판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승마 종합마술 단체전에서도 오심시비에 휘말려 1등이 4위로 떨어지는 등 한바탕 홍역을 치렀고 수영에서도 실격 처리가 번복되면서 메달 색깔이 변했지만 30분만에 판정이 번복되는 어이없는 사태가 벌어졌다.
남자 배영 200m 결선에서 미국의 애런 페이솔은 경쟁자들을 여유있게 따돌리고1위로 결승점을 찍었지만 150m 지점에서 `턴'할 때 반칙을 했다는 이유로 실격이선언됐다.
하지만 국제수영연맹(FINA)은 2위로 들어온 마르쿠스 로간(오스트리아)을 금메달리스트로 선언한 뒤 30분이 지나고서 `심판이 페이솔의 부정행위를 정확히 설명하지 못했다'는 이유를 들어 판정을 번복, 실격당했던 페이솔의 목에 금메달을 걸어줬다.
/ (아테네=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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