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별아 지음, 문이당 펴냄 책은 우국충정(憂國衷情)의 위인 논개에 ‘애국심’과 ‘충절’의 교훈적 색채를 지우고, 피와 살을 가진 한 사람의 약한 여인으로 돌려놓은 작품이다. 작가 김별아는 2005년 제1회 세계문학상을 받은 베스트셀러 ‘미실’에서 신라 황실 궁녀의 삶을 예스럽고 우아한 문체와 더불어 새롭게 구성한 것처럼 이번 소설에서도 여인 논개를 특유의 맛깔스러운 문체를 쓰며 색다른 시각으로 재조명했다. 그는 “2005년 말 황우석 사태 당시 애국심이 광기로 변해 사회적 해악을 끼치는 상황에 소스라치게 놀랐다”며 “애국심의 표상으로 여기는 논개에 고정된 이미지를 지우고 본연의 이미지를 되살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창작 동기를 밝혔다. ‘충(忠)’은 조선시대 여인에게 요구되는 덕목이 아니었는데 논개에게는 인위적으로 삽입돼, 논개를 ‘한 사람의 여인’이 아닌 ‘애국심 고취를 위한 수단’으로 이용했다는 의미이다. 책의 시작은 논개가 진주 남강의 차디찬 물속으로 뛰어드는 장면. 애국심으로만 설명하기는 조금 의아한 역사적 사실이다. 그녀를 이해하기 위해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양가집 딸인 논개는 아버지를 여의고, 난봉꾼 숙부의 사기 사건에 연루돼 재판을 받는다. 무죄로 풀려나지만 갈 곳이 없어진 그녀는 현감 최경회의 문서 없는 사노비를 자처한다. 최경회의 임지를 따라 다니던 그녀는 17세 되던 해, 최경회와 부부의 예를 올린다. 그리고 얼마 후 임진왜란이 일어난다. 왜군이 무섭게 치고 올라와 함락시킨 진주성을 최경회는 의병들과 함께 되찾는다. 그 후 왜군 10만 대군의 역습, 최경회의 순국, 홀로 남은 논개가 벌이는 복수의 축제가 숨가쁘게 벌어진다. 작가는 논개의 심정을 두 마디 말로 대신한다. “약속합니다. 생애 단 한 번뿐인 사랑으로 살고, 마침내 그 사랑으로 죽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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