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은 지난 17일과 18일 실권주 320만3,152주(29.12%)에 대한 일반공모청약을 완료했다고 20일 밝혔다. 현대상선에 따르면 이번 청약에 무려 2조7,281억원(1억5,24만주)의 자금이 몰리며 청약경쟁률이 47.58대1을 기록했다. 이로써 현대상선은 지난 10월 운영자금마련을 위해 진행한 1,969억원(1,100만주)의 유상증자에 대한 청약을 모두 마치게 됐다. 청약 주관사인 대신증권의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으로 청약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고 설명했다.
시장의 관심은 이번 유상증자에 현대엘리베이터 등 현대그룹이 직ㆍ간접적으로 참여했는지 여부에 쏠리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2대주주인 독일의 쉰들러홀딩스(지분율 35.25%)가 최근 현대엘리베이터를 대상으로 파생금융계약 금지 소송을 제기해놓은 상태다. 만약 법원이 쉰들러의 손을 들어줄 경우 현대엘리베이터는 우호주주들이 등을 돌리게 돼 현대상선의 경영권을 위협 받을 수 있다. 이럴 경우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현대글로벌-현대로지스틱스-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현대로지스틱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가 흔들릴 수 있어 현대그룹이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움직였을 가능성이 큰 상황이었다.
강성진 동양증권 연구원은 "쉰들러가 분기마다 6~7%의 이자를 주게 돼 있는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상선 우호주주들 간의 파생상품계약을 문제 삼은 만큼 경영원 확보를 위해 그룹 차원에서 이번 실권주 유상증자에 참여했을 수도 있다"며 "또 이번뿐만 아니라 구주주청약 전 신주인수권 거래에서도 그룹사들이 참여해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영권 방어를 지원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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