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주택공급을 주도해온 대형 건설사들이 사실상 올해 신규 분양시장에서 손을 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대형 건설사 가운데 올 들어 1만가구 이상 주택을 공급한 업체는 대우건설이 유일한 실정이다. 심지어 SK건설은 올해 아파트 공급실적이 1,000가구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시장 침체에 따른 중장기 주택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 서울경제신문이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의뢰해 이달 24일까지 공고된 물량을 기준으로 10대 건설사 주택공급 실적을 분석한 결과 올해 10대 건설사들이 공급한 아파트는 총 5만6956가구, 오피스텔은 총 5,943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주택을 공급한 곳은 대우건설이다. 시공능력평가액 순위 6위인 대우건설은 올해 아파트 1만611가구, 오피스텔 4,304가구를 공급해 주택공급 실적 부문에서는 경쟁 업체들을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우건설은 올해 세종시ㆍ서산ㆍ부산ㆍ울산 등 지방을 중심으로 꾸준히 아파트를 공급했으며 1~2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소형주택 시장 호황을 틈타 수도권을 중심으로 오피스텔도 대거 공급하고 있다. 실제로 10대 건설사의 오피스텔 공급 물량 중 대우건설이 차지하는 비율이 70%가 넘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지방에서는 중소형 아파트, 수도권에서는 오피스텔을 맞춤형으로 공급하며 사업장 대부분이 좋은 청약 성적을 거뒀다"고 말했다. 반면 업계 1ㆍ2위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주택공급 실적이 각각 7,700가구, 7,670가구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대림산업의 경우 6,719가구, GS건설 4,977가구, 포스코건설이 4,772가구(오피스텔 69실 별도)로 뒤를 이었다. 시공능력평가 9위인 SK건설의 경우 올해 아파트 공급실적이 고작 670가구에 그쳐 사실상 주택 사업 분야에서는 손을 뗀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매년 평균 1만가구에 육박하는 주택을 공급하던 대형 건설사들의 사업 규모가 이처럼 축소된 이유는 최근 2~3년 동안 계속된 민간 분양시장 침체 때문이다. 특히 대형 건설사들이 주무대인 재개발 재건축 사업이 곳곳에서 난항을 겪으면서 주택 분양 사업들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임원은 "재개발 재건축에 워낙 말썽이 많은데다 사업 장기화로 비용부담이 크다 보니 최근에는 일반 분양이 필요 없는 1대1 재건축 물량이 수주 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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