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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포커스] "유럽위기가 장기집권 구축 기회" 판단

■샐먼드, 독립 카드 왜 꺼냈나


알렉스 샐먼드(사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총리가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스코틀랜드 독립 카드를 들고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영국 학계와 언론을 중심으로 여러 분석이 쏟아지고 있지만 정치적 셈법의 결과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유럽 재정위기로 영국 정부가 어수선한데다 스코틀랜드 독립을 밀어붙어야 그가 속한 스코틀랜드민족당(SNP)의 미래가 보장된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SNP는 1970년대부터 '스코틀랜드 민족주의'를 강령으로 내세우며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줄기차게 주장했지만 토니 블레어 영국 정부가 스코틀랜드와 웨일스 지역에 지방분권 정책을 실시하며 위세가 급격이 꺾였다.

그러나 재정위기로 영국이 스코틀랜드에 대한 지원금을 줄이면서 스코틀랜드인의 불만이 고조되자 지난해 5월 열린 총선에서 유권자들의 애국심에 호소해 다수당을 차지했다. 샐먼드 총리는 지금이야말로 스코틀랜드 독립 여론에 불을 지펴 장기집권 발판을 마련할 적기라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샐먼드 총리는 독립 이후 국가 경제에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당장 독립 이후 스코틀랜드가 부담할 국가 채무를 어떻게 해결할지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영국 런던 소재 납세자 동맹 산하기구인 납세자 스코틀랜드의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스코틀랜드 국가 부채는 2,690억파운드에 달한다. 이는 스코틀랜드의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그는 원유와 천연가스 판매를 통해 스코틀랜드 경제 부흥을 이끌겠다고 호언장담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겉만 번지르르한 공약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보고서에 따르면 스코틀랜드는 에너지 판매로 매년 60억파운드의 돈을 벌어들이지만 동시에 매년 채무에 대한 이자로 100억파운드를 지불해야 한다. 호주머니로 들어오는 돈 보다 새나가는 돈이 더 많은 것이다. 보고서는 "스코틀랜드가 독립할 경우 스코틀랜드는 빚으로 빚을 갚아 나가는 '폰지 정부'가 되고 말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고 지도자로서 무책임한 발언도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그는 스코틀랜드가 독립할 경우 HBOS나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등 스코틀랜드 은행들의 부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는 질문에 "국가가 은행권의 채무를 책임져야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라프는 "샐먼드 총리에게서 독립 이후 어떻게 국가 경제를 이끌어갈지 밑그림이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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