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맞아 무상증자에 나서는 상장사들이 잇따르고 있다. 무상증자는 배당과 더불어 대표적인 주주친화정책으로 기업은 물론 투자자 입장에서도 배당보다 장점이 많아 선호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상증자는 실적 자신감의 표현인 만큼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며 내부유보금이 많은 기업을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무상증자를 발표한 리켐은 이날 상한가를 기록하며 전 거래일보다 14.99%(620원) 오른 4,755원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무상증자와 현금배당 결정을 발표한 유진테크도 3.90%(600원) 오른 1만6,000원의 종가를 기록했다. 지난 8일 무상증자를 밝힌 한미사이언스(12.75%)와 한미약품(6.48%)도 이날까지 상승세를 이어갔다. 내년 1월 신주를 배정받을 수 있는 무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상장사는 17일까지 약 15곳이다.
리켐은 보통주 1주당 신주 0.5주를 무상증자한다. 100주를 보유하고 있다면 이번 무상증자로 50주의 신주를 배정받는다. 유진테크는 보통주 1주당 0.03주를 무상증자하며 보통주 1주당 150원을 현금배당할 예정이다.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은 보통주 1주당 0.05주를 배당하는 무상증자를 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무상증자는 주주친화 정책의 일환이자 기업 실적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으로 일종의 전시효과를 볼 수 있다고 평가한다. 무상증자는 이미 쌓아놓은 자본이 있고 앞으로도 이익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미사이언스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해 3·4분기 영업이익이 25억2,6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9%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369억6,600만원으로 147.4% 늘었고 당기순이익도 19억500만원으로 1.7% 증가했다. 리켐은 신규사업, 자회사의 실적개선, 비용절감 등을 통해 4·4분기 적자폭 축소에 이어 내년에는 흑자전환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내부에 유보한 잉여금을 자본금으로 전환해 필요한 곳에 사용할 수 있으며 자본금은 늘고 유보율은 낮아져 유보금 과세를 피해갈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가지고 있던 주식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또 배당은 3월 주총 의결이 끝나야 받을 수 있는 반면 무상증자는 1월 중순이면 받을 수 있다. 무상증자가 배당과 달리 세금을 낼 필요가 없는 점은 기업과 투자자 모두에게 매력이다. 현재 배당소득에 대한 세금은 15.4% 정도다.
시장 전문가들은 내부유보금이 많은 기업을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무상증자 계획 발표 이후 주가 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부광약품과 환인제약 등이 부채비율이 낮고 재무건전성이 좋아 무상증자 등 주주친화 정책을 펼 가능성이 높은 기업으로 꼽힌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사내유보금이 많은 기업이 배당이든 무상증자든 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런 종목 위주로 연말 투자처로 삼는 전략도 현명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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