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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부도율 82년 이후 최고/한은 동향 분석
입력1997-05-30 00:00:00
수정
1997.05.30 00:00:00
손동영 기자
◎하루평균 53개사 쓰러져… 0.25% 기록한보, 삼미 등 대그룹계열의 부도에 이어 진로계열 어음까지 부도처리되면서 지난 4월중 부도율이 지난 82년이후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4월 한달동안 하루에 52.7개 업체가 부도로 쓰러졌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중 어음부도율 동향」에 따르면 전국어음부도율(금액기준)은 전달의 0.24%보다 0.01%포인트 높은 0.25%로 82년 5월 이철희·장영자 어음사기사건 당시의 0.32% 이후 15년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0.18%, 지방이 0.55%를 각각 기록했다.
부도업체수는 3월중 1천2백68개에서 4월중 1천3백18개로 급증, 지난 95년 7월 1천3백42개 업체가 부도난 이후 21개월만에 가장 많았다. 특히 하루평균 부도업체수는 1월 44.6개 이후 지속적으로 늘어 2월 48.2개, 3월 50.7개에 이어 4월 52.7개로 늘어났다.
한편 4월중 서울을 비롯한 전국 7대 도시의 신설법인수는 1천9백14개로 부도업체수의 4배에 달했으나 3월의 2천14개에 비해 약간 줄었다.
전국 어음부도율은 지난해 9월 0.12% 이후 10월 0.13%, 11월 0.14%, 12월 0.16%, 올 1월 0.21%, 2월과 3월 0.24% 등으로 8개월째 계속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손동영>
◎해설/허울뿐인 ‘자금시장 안정’/실세금리는 11%… 현실과 겉돌아/부도액 2조 육박 실물경기 냉기류
시중 실세금리가 연 11%대로 급락하고 금융권에 여유자금이 넘친다지만 정작 기업들은 필요한 자금을 구하지 못해 부도로 쓰러지는 현실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중 어음부도율을 보면 최근의 자금시장이 얼마나 왜곡되어 있는 것인지를 알 수 있다. 풍부한 자금, 연 11%대의 금리 등 자금시장의 호조건은 하루에 53개 가량의 기업이 부도를 내는 현실과 극단적으로 대비된다.
연초부터 한보, 삼미, 진로, 대농 등 대기업들의 연쇄부도로 촉발된 기업들의 위기감은 이제 82년 5월의 이철희·장령자 어음사기사건이후 최고 부도율로 이어지고 있다.
부도금액도 4월 한달동안에만 1조8천9백억원에 달한다. 올들어 4개월동안의 부도총액은 4조9천2백억원.
전국 어음부도율은 지난해 9월 0.12% 이후 8개월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장사건이후 최고 부도율은 지난 2월 0.24%이후 연 3개월째 경신되고 있다.
4월에 부도를 낸 기업은 모두 1천3백18개. 월평균 부도업체수도 1월의 44.6개에서 매월 급증, 4월에는 하루에 52.7개가 쓰러졌다. 대농그룹이 부도방지협약 대상에 포함되고 금융대란설이 퍼져나간 이달들어 상황은 더 나빠지고 있다.
그러나 자금시장의 실세금리지표들은 계속 급락, 29일 장기금리인 회사채유통수익률은 11.8%대로, 초단기금리인 콜금리는 연11.7% 수준까지 내려갔다. 대기업 대상 당좌대출금리도 연13.2%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신용좋은 극소수 대기업들에는 자금시장 안정의 온갖 혜택이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허점이 드러난 기업들에 대해선 전혀 다르다. 이는 대기업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올들어 4개월동안 7개 대기업이 부도로 쓰러졌고 부도방지협약으로 연명하고 있는 진로그룹을 합할 경우 8개로 늘어난다. 지난해 한해동안 7개 대기업이 부도를 낸 상황을 비교하면 그 심각성을 알 수 있다.
평온한 자금시장의 이면에는 부도위기에 내몰린 기업들의 아우성이 숨어있는 형국이다.<손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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