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직원들은 일만 시키고 대외적인 자선활동만 해서 되겠습니까. 10억원을 벌면 3억원은 직원들과 나눠 가지려고 합니다. 매년 이익의 30%는 공유하고 나머지 70%를 재투자하는데 쓰겠다는 철학을 지켜가겠습니다."
국내 1위 건축용 데크플레이트 생산기업인 덕신하우징은 이번 설 명절에 전 임직원 230여명에게 400~550%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에 약 10%에 달하는 수준으로, 영업담당 직원의 경우 최대 기본급 기준 550%의 성과급을 받게 됐다. 지난해 덕신하우징은 건설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매출 1,050억원, 경상이익 15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0%와 84% 늘어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2일 서울 신월동 본사에서 만난 김명환(63·사진) 덕신하우징 회장은 "업계 최고를 자부하는 품질과 납기 단축은 전 임직원과 협력업체가 함께 노력했기 때문"이라며 "경영성과가 난 만큼 함께 나누는 게 당연한 일"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지난해에도 최대 기본급의 500%, 총 10억원의 성과급을 지급한 바 있다.
김 회장은 고(故) 유일한 유한양행 창업자의 정신에 감명받아 '나눔경영, 동반성장'이라는 경영철학을 실천하고 있다. 그는 "최고경영자(CEO) 모임에 가면 저에게 손가락질하는 사장도 있지만 회사를 자식에게 물려주려는 생각도 없고 은퇴하기 전에 덕신하우징이라는 공동체를 잘 만들어 놓고 싶다"고 설파했다.
직원들의 발전을 돕기 위해 김 회장은 최근 하루에 30분씩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3시부터 30분간 사무실과 공장 전원을 내려 무엇이든 하며 자유롭게 생각하도록 한 것.
직원들과 이익을 공유하는 차원에서 김 회장은 매년 함께 여행길에 나선다. 지난해 8월에는 경비를 전액 회사에서 지원해 백두산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김 회장은 "올해 광복절에는 농촌 어린이, 외국인 근로자, 협력업체 임직원 등 약 400여명을 초청해 독도 연수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동반성장을 위해서는 협력업체의 금융비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그동안 어음으로 일부 결제하던 하도기성(하도급 업체에 중간에 집행하는 기성금)및 구매대금에 대해 올해부터 100% 현금지급한다. 대금지급 시기도 다음달 15일에서 5일로 10일 가량 단축하기로 결정하고 1월부터 시행했다.
가난 때문에 초등학교밖에 다니지 못하고 18세까지 농사를 지었던 김 회장은 소년소녀 가장과 꿈나무 돕기에도 열정적이다. 특히 이번 설에는 작년 한해 동안 매칭 그랜트 방식으로 전 임직원들이 모금한 불우이웃기금과 설 명절에 들어온 선물 전량을 덕신하우징의 주요 사업장이 있는 서울SOS어린이마을, 천안 신아원, 군산 일맥원 등 어린이 복지시설에 기탁했다. 또 골프 꿈나무 발굴·육성을 위해서는 오는 5월 천안 상록컨트리클럽에서 제1회 덕신하우징배 전국 남녀 꿈나무 골프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1980년에 회사를 설립, 어느덧 창립 35년을 바라보는 김 회장의 궁극적인 목표는 IPO(기업공개). 그는 "사업장에 직원이 많은 게 진정한 부자 아니냐"며 "좋은 인재 양성과 투명경영을 위해서는 상장에 성공해 대외적으로 회사를 더욱 인정받게 하겠다"고 피력했다. 이어 그는 "세계 최초 친환경 일체형 데크플레이트인 '에코데크' 를 출시하면서 올해 매출목표 1,200억원, 수출 목표 1,000만달러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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