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치러진 프랑스 총선 1차 투표에서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5년 임기 하원의원 577명을 선출하는 이번 총선에서 예상대로 집권 사회당을 비롯한 범좌파 정당들이 과반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반긴축-성장우선 정책'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프랑스 르몽드지는 이날 총선 1차 투표에서 프랑스 집권 사회당이 34.4%의 득표율을 기록해 중도우파 대중운동연합(UMP) 34.6%와 0.2%포인트 차를 보이며 박빙의 승부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같은 좌파 계열인 녹색당은 5.7%, 극좌 계열인 좌파전선은 7.8%를 얻었다. 이에 따라 범좌파 3당의 총득표율은 47.9%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종 의석 수는 이 같은 득표율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여론조사기관들은 좌파 3당의 의석 수가 최소 296석에서 최대 367석으로 전체의 52~62%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1차 투표에서 과반득표자가 나오지 않은 지역구에서는 12.5% 이상 득표한 후보들이 오는 17일 2차 결선투표를 치르는데 이미 범좌파 3당이 후보단일화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사회당은 최소 275석에서 329석을 얻어 단독과반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대중운동연합과 민주운동 등 범우파 진영은 극우정당인 국민전선과 손을 잡지 않기로 한 상태여서 230∼270석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FT는 "좌파연합의 승리에는 올랑드가 내걸었던 성장 위주의 공약에 유권자가 동의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사회당이 이번에 과반을 얻으면 상원에 이어 하원까지 차지하면서 올랑드는 좌파정권 역사상 10년 만에 가장 강력한 대통령으로 올라서게 된다. 이에 힘입어 올랑드 대통령도 성장우선 정책을 강력히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올랑드 대통령은 강력한 부자증세와 소비세 철폐, 62세로 연장됐던 은퇴연령의 60세 환원 등 선거공약을 밀어붙이고 있다.
유럽연합(EU) 내에서 올랑드 대통령의 입지도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국 주도권을 확보한 올랑드 대통령이 18∼19일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28∼29일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긴축을 요구하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국내에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메르켈 총리와 달리 올랑드 대통령이 국민의 강력한 지지를 바탕으로 재정적자 규제 완화 등 성장정책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며 "EU 내에서 독일의 긴축안에 반대하는 회원국들의 지지를 얻어 입지도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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