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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개방으로 무너진 온두라스 농촌의 교훈

남미의 온두라스가 쌀 시장을 개방한지 15년만에 농촌은 피폐해지고 소비자는 전량 수입되는 쌀을 비싼 값에 사먹어야하는 최악의 상황에 몰려 무역장벽 철폐 압력을 받고 있는 개발도상국들에 시사하는바가 크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온두라스는 1990년대 초반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이 주도하는 경제개혁의 일환으로 농업 시장을 개방하기 시작, 쌀값 보조를 줄이면서 수입문턱을 낮췄다. 이에 따라 값싸고 질좋은 미국 쌀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자체 기반이 무너지기시작, 대규모 경작농은 1980년대 2만5천명에서 이제 2천명 미만으로 줄었고 개방전전체 쌀 소비량의 절반을 국내에서 충당하던 것이 이제는 대부분 미국에서 수입하고있다. 더구나 1998년 허리케인 `미치'까지 엄습하며 10년전에 비해 쌀 생산량은 87%나감소했는데, 중간상들의 농간으로 쌀 시장 개방이 소비자에게도 결코 도움이되지 않아 쌀값은 갈수록 폭등했다. 마르코스 무노즈 누네즈(50)씨의 경우 43에이커(약 5만2천632평)의 논을 경작하며 네 자녀를 학교에 보내고 가축을 키우며 남부럽지 않게 살았으나 쌀 수입이 개방되면서 결국 파산하고 말았다. 현재 야산을 개간하며 옥수수와 콩을 심어 호구를 잇고 있는 누네즈씨는 "정부의 지원아래 첨단 과학으로 무장한 미국과 어떻게 맞설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마리아 앙헬레스 아마야(37)씨 가족 역시 쌀농사를 지으며 그럭저럭 살아오던중 개방 여파로 풍비박산의 신세가 됐다. 남편은 건설현장에서 돈 벌어오겠다며 미국으로 밀입국했고 아마야씨는 7명의아이들을 먹여살리기 위해 낡아빠진 차를 구입해 1인당 37센트씩 받고 시외버스를몰고 있다. 예전의 농사짓던 생활로 돌아가기를 간절히 원하는 그녀는 "아이들은 거의 엄마없이 생활하는 셈"이라며 "우리는 결코 마음 놓고 사는 날을 보지 못할 것"이라며한탄했다. 온두라스농업기구의 쌀 전문가 마빈 폰세 소세다씨는 "일부 수입상을 제외하고누구도 쌀 개방의 혜택을 받지 못했다"며 "우리는 개방전에 비해 더 배곯고 비참해졌으며 실업률은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체 생산인력의 1% 미만이 농업에 종사하는 미국 역시 15년전만해도 전세계 쌀 시장의 20% 점유를 점유했으나 지금은 중국, 브라질 등의 공세에 밀려 12%로비중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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