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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부터 말하자면 이 바둑은 박영훈의 대패로 끝난다. 박영훈은 엄청나게 큰 대마를 잡히고 참담하게 패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그의 패배가 너무도 전격적이었다는 점이었다. 일단 패배의 상황이 되자 너무도 무력하게 와르르 무너져 버린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그의 패배의 상황이 전개되기 직전까지는 완승의 상황이었다는 점이다. 참으로 절묘하고 포복절도할 역전극이었으니…. 어느 쪽의 대마냐 하면 우변쪽이다. 흑27, 29로 뛰어나온 그 대마가 한껏 비대해진 상태로 몽땅 잡히게 되는 것이다. 백28은 고수의 행마법이다. 제일감은 참고도1의 백1이지만 그것은 흑이 일단 2에 뛰어나간 후 A의 역습을 노리게 되어(그 역습은 생각보다 통렬하다) 백이 괴롭다. 백30 역시 고수의 승부 호흡이다. 제일감은 가 정도로 뛰어나가는 것인데 그것이면 흑은 하변에서 손을 빼어 대세점인 32의 자리를 씌우게 될 것이다. 백30으로 두어놓으면 흑은 31을 생략할 수가 없다. 참고도2의 흑1도 탐나는 곳이지만 백은 무조건 2로 꼬부려 막고 볼 것이 뻔하다. 흑3, 5로 핍박해 봐도 백6이면 대충 우변은 살게 될 테니까. 흑37, 41은 기분좋은 공격수. 하지만 구리는 상변의 백 2점을 미끼로 삼아 우변 흑대마를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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