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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2인조 봅슬레이 선수인 원윤종과 서영우는 소치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기업의 도움으로 새 썰매를 장만했다. 이들 두 선수는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등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변변한 연습트랙이 없어 아스팔트 바닥에서 훈련하느라 무릎이 성할 날이 없었고 국제대회에 나갈 때는 5년 이상 된 낡은 썰매를 빌려 타야 했다. 하지만 비인기 종목이던 봅슬레이가 기업들의 후원을 등에 업으면서 이제 당당한 메달 기대 종목으로 부상했다.
3일 재계 및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에 따르면 우리 기업들이 소치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이 출전하는 13개 빙상 전 종목에 대한 직간접적인 후원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후원방안은 경기단체 지원, 자체 실업팀 운영, 유망주 후원 등 다양하다.
지난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스피드스케이팅·피겨 등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빙상 강국으로 떠오른 배경에는 기업의 후원이 자리를 잡고 있으며 이에 힘입어 이번 소치동계올림픽에서도 우리나라는 빙상 종목에서 큰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은 우리나라 빙상 스포츠 발전의 일등공신이다. 삼성은 1997년부터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사로 있으면서 스피드스케이팅·쇼트트랙 등 빙상 종목 전반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꿈나무대회 개최, 국제대회 참가지원, 외국인 코치 영입 등 다양한 지원을 통해 장기적인 선수 저변 확대에 노력 중이다. 대한항공 역시 2011년 3월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실업팀을 처음으로 창단해 소속선수들이 운동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또 팀 연고지를 겨울 스포츠 불모지 제주도로 정해 제주도의 동계 스포츠 확산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KB국민은행은 피겨스케이팅 지원에 적극적이다. 피겨여왕 김연아를 주니어 유망주 시절부터 발굴·지원했다. 김해진 등 새로운 유망주 육성에도 적극적이다. 또 빙상연맹의 공식 후원사로서 각종 대회의 개최 및 후원 등을 통해 빙상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연습장도 없던 비인기 종목이 이번 소치올림픽에서 메달을 기대하는 배경에도 기업의 후원이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과 후원계약을 하고 오는 2018년까지 훈련비와 썰매 구입비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덕분에 봅슬레이팀은 새 썰매를 타고 해외 훈련도 하면서 차근차근 소치올림픽을 준비할 수 있었다. 한국 봅슬레이와 스켈레톤은 역대 최초로 올림픽 전 종목에 출전할 계획이다.
2010∼2011년 봅슬레이를 지원했던 롯데백화점은 올해 루지 국가대표팀에 메달 기원 후원금을 전달했다. 역시 처음으로 올림픽 전 종목 출전자격을 얻은 루지팀은 팀 계주에서 메달 획득을 기대하고 있다.
스포츠를 통한 기업 이익의 사회환원에도 적극적이다. CJ는 대한스키협회 설립 이후 최초의 기업 후원사이고 유망 선수에 대한 후원도 함께 하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CJ는 한국 스노보드 선수 최초로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은메달을 수상한 김호준과 아시아 선수 최초로 세계선수권대회 5위에 입상한 최재우 등 유망주에게 2015년까지 후원금과 용품 등을 지원하고 있다. 두 선수는 이에 힘입어 소치동계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이 밖에 한라는 아이스하키의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아이스하키팀 '안양 한라' 소속선수들을 핀란드 2부 리그팀인 '키에코 완타'와 'HCK'에 임대로 보내 선진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핀란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지난해 2월에는 아예 키에코 완타의 지분 53%를 인수해 아이스하키 유망주를 육성하는 베이스캠프로 삼았다. 2018년까지 대한컬링경기연맹에 100억원 상당을 후원하기로 한 신세계는 지난해 제1회 '신세계·이마트 전국컬링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오승훈 태릉선수촌 훈련기획팀장은 "기업들의 지원 덕분에 겨울 스포츠가 한 종목에 편중되지 않고 골고루 성장하고 있다"면서 "이번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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