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공개(IPO) 시장이 지난해 부진을 털고 후끈 달아오른 가운데 상대적으로 공모주 편입 비중 등에 제한이 없는 사모형 공모주펀드가 고액자산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27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010년 2조6,283억원에 육박했던 공모주펀드 설정액은 지난해 1조8,304억원으로 떨어졌다. 2011년 미국과 유럽 재정위기 우려로 글로벌 증시가 폭락하며 불어 닥친 한파가 지난해까지 이어지면서 공모주 시장도 빙하기에 들어갔다.
IPO 시장의 찬바람이 새해 들어 훈풍으로 바뀌면서 공모주 펀드도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공모주 물량이 늘어나고 있고, 국내에서도 연일 '공모주 청약 대박' 행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올들어 2개월 동안 해외 IPO 시장에 나온 물량은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 국내 IPO 시장에서도 연초 코렌텍ㆍ제로투세븐ㆍ아이센스ㆍ지디 등 공모에 1조원 넘는 자금이 몰렸다. 새 정부의 벤처붐 조성 의지 등 정책 기대감도 IPO 시장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IPO 시장 분위기가 바뀌면서 공모주 펀드 역시 종목 편입ㆍ운용에 제한이 덜한 사모형이 주목받고 있다. 공모형이 통상 10~30%를 공모주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채권에 투자하는 반면 사모형은 90% 이상을 공모주로만 채울 수 있어 IPO 시장 활황 때 더 높은 수익을 챙길 수 있다.
공모주 배정에 있어서도 유리하다. 한동욱 현대증권 PB리서치팀장은 "공모주 물량배정은 기관투자가 60%, 우리사주 20%, 일반청약 20%로 투자원금의 공모주 노출도가 기관(펀드)이 일반청약보다 높다"며 "펀드에서도 종목당 투자한도 등 제한요건이 없는 사모형이 유리한 편이라 이 상품이 주식유형 대안투자처로 유망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장점이 부각되며 지난 2008년 165억원에 그쳤던 사모형 설정액은 지난해 말 9,219억원까지 불어났다. 반면 공모형 설정액은 2008년 말 1조4,184억원에서 지난해 말 9,084억원으로 줄어들며 규모면에서 사모형 공모펀드에 밀렸다.
국내 운용사 중 가장 많은 사모형을 운용하고 있는 ING자산운용 관계자는 "사모형은 대부분 프라이빗뱅킹(PB) 채널을 통해 판매가 되는 만큼 투자자 스스로 발품을 팔 필요도 있다"며 "50인 미만으로 투자자를 모집해 운용하기 때문에 일정 규모 이상의 투자금이 필요하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여느 공모주펀드와 마찬가지로 청약 경쟁률에 따라 배정물량이 달라질 수 있음은 유의해야 한다. 강광우기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