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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경주 "할수 있다는 강한믿음이 성공비결"

끊임없는 연습으로 어떤 코스·상황서든 자신감<br>우승후 빨리 제자리 찾아 다시 시작하는 여유도<br>프레지던츠컵서 팀 동료들 기대 커 책임감 느껴

최경주(왼쪽 네번째)가 26일 캐나다 로열몬트리올골프클럽에서 프레지던츠컵 연습라운드를 하기 전 인터내셔널 대표 팀원들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몬트리올(캐나다 퀘벡주)=로이터 연합뉴스


“인터내셔널 팀 모임을 할 때면 팀원들이 모두 KJ랑 치고 싶다고 합니다. 미국 팀의 누구랑 붙어도 KJ와 함께 라면 이길 수 있다고 하는데 엄청 부담이 됩니다. 하지만 자부심은 말할 수 없이 크죠.” 27일 밤(한국시간) 캐나다에서 개막될 프레지던츠컵에 나서는 최경주(37ㆍ나이키골프)의 말에는 책임감이 촘촘히 배어 있었다. 목소리에 자신감으로 불러도 좋을 힘이 녹아 유연하게 흘렀고 낮고 부드러운 말투는 굳이 드러내 보이지 않아도 느껴지는 내공을 품고 있었다. 그는 가을시리즈 대회 중 하나인 휴스턴오픈에 출전할 예정이며 신한동해오픈(10월11~14일ㆍ레이크사이드CC 남코스) 출전을 위해 귀국할 계획이다. 하지만 페덱스컵 플레이오프를 모두 마친 터라 그에게 올 시즌은 사실상 마무리 단계. 그래서 찬바람도 불기 전에 시즌을 돌아보는 심경을 서둘러 물었다. 텍사스주 휴스턴의 집에서 휴식 중이던 최경주는 전화 인터뷰를 마친 뒤 냉동 송편으로 추석 맛을 보고 캐나다로 떠났다. 최경주는 “지난 2003년에 이어 두번째 출전인데 당시에는 주장의 와일드 카드로 선발됐던 데 비해 이번에는 스스로 자격을 얻어 참가는 것인 만큼 의미가 훨씬 크다”며 프레지던츠컵 자력 출전을 뿌듯해 했다. 이어 “팀 동료들이나 주장도 기선 제압을 해줬으면 하는 눈길을 보낸다”고 예전과는 달라진 책임과 부담의 느낌도 드러냈다. 그를 보는 시각이 달라진 것은 분명 그가 올 시즌 데뷔 이후 최고의 성적을 냈기 때문이다. ‘옛 골프황제’ 잭 니클로스가 주최한 메모리얼토너먼트와 ‘현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가 호스트였던 AT&T내셔널에서 잇따라 우승했고 곧 이어진 브리티시오픈과 페덱스컵 플레이오프에서도 내내 상위권을 유지해 상금랭킹 5위를 기록한 그는 이제 ‘한국의 최경주’를 넘어 ‘세계 골프계의 KJ’로 거듭나고 있다. 이런 2007년을 두고 최경주는 “기대 이상”이라고 표현했다. “매년 수많은 투어 선수들이 상위 30위 안에 들어 투어챔피언십에 나가겠다는 목표를 세우며 시즌을 시작한다”고 말문을 연 그는 “나 역시 출발은 30위가 목표였는데 결과는 5위였다”며 “역사적인 일”이라고 자평했다. 이어 “돌아보면 상위 30위 내에 선수들이 모두 출전했던 대회, 그것도 2개 대회에서 내가 어떻게 우승했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며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두 가지 꼽았다. ‘결코 의심하지 않는 강한 믿음’과 ‘전보다 빨라진 제자리 찾기’였다. 그가 말한 ‘믿음’은 종교적 차원만이 아니라 “스윙에 대한 신뢰, 꼭 이룰 수 있다는 미래에 대한 믿음”이었다. “어떤 코스, 어떤 상황에서든 그에 맞는 볼 구질을 구사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가 확신을 갖게 된 것은 ‘끊임없이 연습한 덕’이다. 호주 출신의 스윙 코치인 스티브와 계속 스윙을 교정해온 그는 “밥 먹고 얼마 지나면 또 배고픈 것처럼 스윙도 배우고 또 배워야 하는 것”이라며 “스윙 교정에는 끝이 없다”고 단언했다. “이제 됐겠지 하는 순간 다른 위기가 찾아오기 때문에 수많은 인내와 예비가 필요하며 죽을 때까지 참고 노력하고 이겨내야 한다”면서 “인생도 그런 것 아니겠냐”고 했다. 끊임없는 연습으로 그는 “쇼트게임은 한단계 위로 올라섰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고 롱게임의 경우 거리는 좀 줄었지만 정확도가 높아지고 리듬감도 좋아졌다”고 했다. 그는 또 “이렇게 될 수 있었던 것은 천연잔디 연습장에서 공식대회 때 쓰는 것과 똑같은 볼로 연습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매트에서 연습볼로 샷을 해서는 실전에서 원하는 대로 구사할 수 있는 구질을 연습하기는 어렵다”고 국내 후배들의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2007 최경주 성공의 두번째 원동력인 ‘전보다 빨라진 제자리 찾기’는 “우승 직후에도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곧 원점으로 돌아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을 말한다. 산 정상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며 성취감에 흠뻑 젖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다시 더 위쪽의 산을 올려다보며 처음 시작의 그 마음으로 돌아간다는 것. “어느 순간 또 다른 시작으로 가는 타이밍이 빨라졌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2000년 미국 PGA투어에 데뷔해 이제 8년을 넘긴 통산 6승의 최경주는 어느새 확고한 자기 중심을 가지고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는 베테랑이 됐다. “타이거 우즈가 반복해서 우승을 하는 것도 우승 이후 제자리로 돌아와 다시 시작하는 것이 빠르기 때문”이라는 그는 “이제 나도 한 대회를 마치면 몸이 먼저 또 다른 준비를 한다”며 “늘 비전이 보이고 꿈이 새로워진다”고 말했다. “이미 2007년은 또 한번의 도약을 향한 밑거름”이라고 말하는 최경주. 그는 “앞으로 순위나 우승 횟수가 떨어질 수도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발전한다는 믿음을 팬들에게 줄 것”이라며 “조만간 최경주 자선재단을 설립해 두루두루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 경기 외적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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