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덩치 작아도 빠른기업… “벤처시대 온다”(벤처기업)

◎“젊은인재들 창업분위기 고조 정부지원 뛰따라야”/“고비용저효율 구조 타개는 신기술중기 육성으로”/신무식 ETRI기술진흥 2부장­정보·환경·생명공학 등 벤처영역 확산 전망 국내 창업지원 등 토양조성 필요/서갑수 한국기술투자 사장­기술평가 전문가 없어 벤처 캐피털 침체 대기업 벤처식운용때 경제회생 가능/장지종 중소기업청 지원국장­코스닥 등록 완화 등 정부규제 많이 완화 창투사에 돈 몰리게 여건조성 노력/서승모 씨엔에스 테크놀로지사장­기술개발 소홀땐 영원한 소기업 전락 사원에 주식분산 등 창업자 소유욕 버려야과거 규모의 경제시대에는 큰 기업이 작은 기업을 누르고 승승장구할 수 있었으나 정보의 시대에서는 느린 기업이 빠른 기업에 뒤질 수 밖에 없다. 벤처기업들이 국가 경쟁력의 핵으로 떠오른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서울경제신문은 창간기념으로 「국내 벤처산업의 현주소와 미래」를 주제로 특별좌담회자리를 마련했다. 좌담회에는 장지종 중소기업청 지원총괄국장, 서갑수 한국기술투자 사장, 서승모 씨앤에스 테크놀로지 사장, 신무식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산업기술진흥 2 부장이 참석했다. 사회는 신부장이 맡았다.<편집자 주> 사회=요즘 화두는 단연 벤처입니다. 벤처기업들이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이 생각치도 못했던 틈새시장을 공략해 국가경쟁력 강화에 큰 몫을 해내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습니다. 벤처기업을 창업하려는 젊은 인재들도 많습니다. ETRI에서도 연구원들의 창업이 활발합니다. 지금까지 ETRI 출신 연구원들이 창업한 벤처기업은 26개사에 이르고 매출규모만 5백억원에 이릅니다. 국내 대부분의 국책연구소들은 벤처창업을 유도하기 때문에 정보통신분야의 벤처기업들이 상당히 많이 탄생할 것 같습니다. 유능한 인재들이 취업보다는 벤처기업을 일궈내려는 분위기가 한층 고조되어 있습니다. 정부에서도 신기술·지식집약형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안)을 제정하는등 벤처기업 육성에 앞장서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선 장국장께서 정부의 방향부터 말씀해주시지요. 장지종 국장=올들어 한보를 비롯해 기아등 대기업들이 줄줄이 최악의 상황을 맞아 고전하고 있습니다. 대기업 위주의 경제정책의 허점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죠. 21세기 지식정보화사회에서는 다운사이징, 아웃소싱이 대세가 될 것입니다.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더욱 강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특히 벤처기업이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으며 벤처산업육성이 시급하다는 게 정부의 입장입니다. 현재의 「고비용 저효율」 구조는 당장 바꾸기 힘듭니다. 장기과제로 풀어야 될 문제입니다. 정부는 벤처기업에 대한 규제는 풀 수 있는 데 까지 풀고 시중자금을 벤처기업쪽으로 흘러가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신기술·지식집약형 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안)도 이 점이 큰 줄기입니다. 사회=장국장님의 설명대로 정부의 노력으로 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제도적 구조는 갖춰져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게 중론입니다. 특히 예비창업자들에 대한 적극 지원이 태부족한 상황인 것 같아요. 서승모 사장은 창업후 벤처기업을 키워오면서 어려움은 없었습니까. 서승모 사장=흔히들 벤처기업을 하면 마치 돈방석에 올라 앉는 것으로 착각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지만 창업후 지금까지 4년동안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창업초기가 어려웠습니다. 2∼3년동안 이렇다할 매출 없이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에만 몰두하다보니 배가 무척 고프더군요. 남의 것을 베끼기에 치중하고 기술개발을 소홀히 하면 소규모기업으로 남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기술개발에 매달리는 기업들에게 정부가 힘을 실어주면 저처럼 큰 고생을 피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벤처기업을 하려면 철학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어려움을 이길 수 있는 자신이 있어야 핵심기술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젠 국내 1위로는 안됩니다. 세계 1위를 목표로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무한 경쟁시대의 한 가운데에 우리는 서 있습니다. 씨앤에스테크놀로지의 경우 한해에 10가지 기술을 개발해 절반은 상품화에 성공하겠다는 각오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큰 축을 만들어나가겠다는 의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사회=벤처기업과 벤처캐피털은 벤처산업의 양대 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서갑수 사장께서는 어떻게 벤처캐피털을 운영해 오고 계신지. 서갑수 사장=벤처캐피털을 이용하는 기업들은 캐시플로가 안 일어나 일반금융을 쓸 수 없는 회사들입니다. 위험이 많죠. 우리는 벤처기업들에 대한 자금제공에서 경영컨설팅, 판촉 등 창업에서 제발로 설 때까지 각종 지원을 해주고 있습니다. 그것이 벤처캐피털 본연의 임무라 생각하고요. 창업투자지원법이 생긴 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벤처캐피털이 활성화되지 못한 이유는 기술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전문가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벤처는 어느 시대 어느 곳에서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벤처산업의 성숙기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어요. 우수한 인재들이 중소기업으로 몰릴 수 있도록 유인책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합니다. 정보화시대에서는 덩치가 작아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기업이 유리합니다. 장국장=벤처캐피털도 무척 중요합니다. 그동안 창투사들은 투자자금이 제대로 회수안되어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달라질 것으로 봅니다. 벤처기업의 코스닥등록요건도 많이 완화됐고 창투사들에 대한 규제도 많이 풀어졌습니다. 미국의 경우 창업투자회사가 6백70개에 이르고 일본만 해도 2백50개에 달하는 데 우리나라는 55개에 불과합니다. 앞으로 창투사들이 많이 설립되어야 합니다. 서갑수 사장=우리나라의 창업지원제도는 세계 그 어느나라보다 잘 되어 있습니다. 벤처산업이 잘 되려면 창업자들이 회사에 대한 소유욕을 버려야 합니다. 말하자면 주식분산(Sharing)개념이 있어야 합니다. 대기업부실의 주요인은 기업의 퇴출로를 막아놓은 데 있습니다. 기업도 상품화해야 합니다. 대기업들도 벤처기업식으로 경영을 해야 경제가 살 수 있습니다. 서승모 사장=자금은 상당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벤처기업 사장의 대부분은 엔지니어출신인데 고의적이 아니더라도 제 3자에 의해 피해를 입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어음제도는 없애야 할 것 같아요. 서갑수 사장=어음제도를 악용하는 사람들이 많아 정부로서도 애로가 많을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기술신용보증제도의 활성화가 관건이라 생각합니다. 사회=화제를 잠시 돌려 서사장께서는 개발된 기술을 상품화하려면 복합기술을 이용해야 할텐데 어려움은 없었는지요. 서승모 사장=가장 중요한 포인트라 생각하는데요. 지금까지 국내 기업들은 첨단요소기술을 복합해 제품을 만들기 보다는 첨단기술을 외국으로부터 도입하는 길을 택해왔습니다. 미국 퀄컴사는 한국기업들이 키워준 셈이 됐죠. 이점에서 요소기술을 복합할 수 있는 벤처기업간 전략적 제휴가 시급하다고 봅니다. 작게는 과감한 소싱이 필요하고 크게 생각하면 자기 이익을 줄여 전략적 제휴에 나서는 것이 다양한 기술을 복합할 수 있는 키가 돼죠. 서갑수 사장=바람직한 방향입니다. 덧붙이자면 첨단기술은 점차 집단화, 대형화되고 있습니다. 한 벤처기업이 거대한 규모의 시스템에 접근하기가 어렵다는 얘기죠. 기반기술연구는 국책연구소에서 담당하고 프로토타입은 각 벤처기업이 나눠서 상용화하는 방향이 옳습니다. 이점에서 저는 연구소출신 벤처기업가가 많이 나와줬으면 좋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산·학·연협동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거든요. 사회=지금까지 연구소에서 기업에 기반기술이 전수되는 데 액세스 시간이 너무 길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ETRI는 정보통신부와 협의해서 보유기술을 사이버마켓에 공개, 필요한 사람이 쓸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35개 기술이 공개되어 있죠. 장국장=창업지원에 힘쓰고 있는 중소기업청과 연계하면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겠군요. 서갑수 사장=중요한 것이 하나 빠졌는데 코스닥시장이 보다 활성화되어야 벤처가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예전보다 많이 나아졌지만 지금의 상태로는 안됩니다. 장외등록이 벤처기업이 상장을 위해 잠시 머무는 정도에 그치면 벤처육성은 구호에 그칠 뿐 빛을 바랠 것입니다. 사회=벤처산업은 정보통신을 비롯해 환경, 생명공학, 화학, 유통 등에 이르기 까지 앞으로 더욱 확산될 전망입니다. 오늘 좌담을 종합해 보면 벤처만이 살아남을 수 있고 이에대한 기반확보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국내 벤처산업의 미래는 이 토양조성이 얼마만큼 빠르게 탄탄하게 이뤄지는 가와 벤처기업가들의 의지에 달렸다고 볼 수 있겠군요. 오랜 시간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정리=박동석 기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