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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서울시의회의 오만과 편견


서울시의회 의원들의 인품과 자질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한 여성의원이 주민센터장인 동장에게 폭언에 가까운 반말을 해 시민들의 빈축을 샀고 앞서 지난 2월에는 업무보고를 한 서울시 여성직원에게 막말을 해 시의회의 위신을 스스로 떨어뜨렸다. 여타 지방의회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행태가 서울시의회에서도 구태의연하게 나타나고 있다. 성남시 한 여성의원은 주민센터 공공근로 여직원에게 행패를 부려 세상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됐고 용인시 의원은 의류매장에서 스카프를 훔친 혐의로 입건되기도 했다. "시의회 위원들은 자신들을 갑(甲), 우리를 을(乙)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업무보고를 할 때에는 시의원들의 날카로운 비판과 지적이 무서운 게 아니라 거만하고 오만한 태도에 먼저 주눅이 듭니다."서울시 직원의 하소연이다. 서울시장과 대변인이 시정질의에 대한 답변을 하기 위해 시의회에 출석할 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의원들은 시장과 대변인을 앞에 세워놓고 자신들이 할 얘기만 거침없이 쏟아내고 시장과 대변인에게는 답변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 시정질의가 아니라 일방적인 호통과 훈계만 있을 뿐이다. 이 같은 시의회의 비뚤어지고 왜곡된 문화에 대해 시의회 내부에서도 "일부 의원의 경우 문제가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고 반드시 시정돼야 할 부분"이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시의회 의원은 남들 위에 군림하는 '벼슬'이 아니라 타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집사'의 자리다. 자신들의 입장과 정치신념만 일방적으로 주장해서는 안 되며 낮은 자세로 겸손하게 시민들과 서울시의 입장을 경청하면서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저에게는 여러분께 드릴 특별한 능력은 없습니다. 저는 위대한 목사인 체, 학식 깊은 학자인 체, 어떠한 실수도 하지 않는 사람인 체 하지 않겠습니다. 어떤 오류도 없는 완벽성은 하늘에 계신 주의 몫이지 땅에 선 인간의 몫이 아닙니다. 저는 전지(全知)의 햇살에 몸을 담근 적도 없고, 전능(全能)의 물에 몸을 씻은 적도 없는 사람입니다. 저는 자신이 유한한 존재라는 것을 어느 한 순간도 잊지 않고 지내고 있습니다." 서울시의회 의원들은 마틴 루서 킹 목사가 남겼던 '겸손의 미학'을 곰곰이 되씹으면서 자신을 되돌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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