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데 업계가 시장 포화에 따른 저가 출혈 경쟁으로 신음하고 있는 가운데 삼홍테크가 성장가도를 구가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홍테크는 지난해 250억원의 매출을 올려 2012년(188억원) 대비 35% 이상 껑충 뛰었다. 2010년과 비교하면 무려 133%나 성장한 것이다. 비결이 뭘까?
5일 서울 강남구 삼홍테크 본사에서 만난 권지혜(39·사진) 대표는 "국내 비데 시장은 매년 5%정도 성장하고 있지만, 저가시장 구조여서 점점 수익구조가 나빠지는 실정"이라며 "우리 회사가 수익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유럽, 미국 등 해외 수출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홍테크가 까다로운 선진시장을 든든한 캐시카우로 만든 것은 남다른 노력이 있어 가능했다. 유럽의 경우 아직 비데시장이 성숙되지 않아 잠재 가치는 크지만, 제품 인증 요건이 까다로워 발을 딛기가 어렵다.
하지만 이 회사는 일일이 제품 규격을 맞춰 네덜란드의 물 관련 인증인 'KIWA'와 영국의 음용수 인증인 'WARS'등을 따내는 등 품질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또 이탈리아에 법인을 세우는 등 철저한 현지화 전략까지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 삼홍테크의 전체 매출 중 해외 비중은 60% 정도인데 이중 유럽 매출이 40%에 달할 정도다.
권 대표는 "유럽은 물과 관련된 인증이 있고, 동남아는 석회를 걸러줘야 되고, 중국도 화려함을 원하는 등 시장마다 특성이 있고 인증도 제각각"이라며 "제품 외관은 같지만 속은 국가별 기준에 맞춰 다 바꾸고 있다"고 밝혔다.
삼홍테크는 기세를 몰아 올해 일본, 중동시장 확대에 나선다. 특히 만만치 않은 일본 시장을 넓히기 위해 차별화된 전략도 세웠다.
제품 개발·영업·디자인 모두를 여성에게 맡긴 것. 권 대표는 "비데의 본고장 일본은 세심하고 요구 수준이 높아 여성들이 직접 제품 개발, 영업, 디자인을 맡았다"며 "미녀3총사팀이 일본 출장도 가고, 시장에 적합한 디자인, 습성, 문화 등을 통합적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도 해외지만 국내 시장도 꼼꼼히 챙길 계획이다. 여전히 국내서 할 수 있는 것이 많다는 판단에서다.
권 대표는 "해외와 국내 비중이 조화가 돼야 사업이 탄탄해진다"며 "차별화된 서비스와 제품으로 국내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출시한 '올림비데'도 반응이 좋다. 2년 넘는 개발 과정을 거쳐 나온 이 비데는 별다른 기술 개발 없이 가격 경쟁에만 치우쳤던 국내시장에서 획기적인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올림비데는 30명이 넘는 인원이 2년 동안 매달려 만들어낸 새로운 컨셉의 제품"이라며 "버튼 하나로 도기에서 비데를 쉽게 고정하거나 분리할 수 있어 소비자의 가장 큰 고민인 청소와 위생문제를 단번에 해결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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