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웅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위원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금융상품을 이용해 수익을 내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은 금융소비자라면 모두 공감하고 있는 내용이다. 그래서 이 순간에도 한 푼이라도 더 수익을 주는 금융상품을 찾아다니고, 조금 더 나은 투자방법은 없을까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살아갈 인생은 갈수록 길어지는 데 투자환경은 점점 어려워지는 100세 시대다. 과연 어떤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좋을까.
물론 가장 좋은 금융상품은 투자한 자산이 안전하게 지켜지면서 원하는 만큼 수익을 내는 상품이다. 하지만 그런 금융상품은 존재하지 않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금융상품에서 안전성과 수익성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성격인데 이 사실을 꽤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
주식투자 같은 경우 원금손실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위험하다는 점은 잘 알고 있으면서도 고금리를 제시하는 금융상품에 동반되는 위험성에 대해서는 안이하게 생각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금융기관에서 예금이나 채권상품에 높은 이자수익을 주겠다고 하는 것은 그만큼 예금을 파는 금융기관이나 채권을 발행한 회사의 안전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금융상품의 안전성이 올라가는 만큼 수익성은 낮아지고 수익성이 올라가는 만큼 안전성이 낮아지게 되는 것이다.
다양하고 복잡한 금융상품들을 소비자들이 직접 일일이 따져가면서 옥석을 가려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따라서 금융상품 판매회사가 고객에게 상품이 가진 위험에 대해 충분히 알려주고 이해시키는 것은 당연히 이행해야 할 책임이다.
현명한 금융소비자라면 높은 금리, 유리한 조건을 제시받을수록 그에 따른 위험이 있다는 것 정도는 정확히 인식하고 투자해야 할 필요가 있다. 수익률을 금융상품의 가격이라고 생각해보면 좀 더 쉬운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옷 같은 경우 디자인과 질이 좋은 상품은 값이 비싸고 값이 싸면 상대적으로 품질이 떨어지게 된다. 당연히 구매자 입장에서는 비싼 상품이 좋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금융상품을 선택할 때는 앞선 경우와는 반대로 이해해 보자. 수익률이 낮은 금융상품이 안전성이 높고 수익률이 높아지면 위험요인이 많은 금융상품이라는 의미다. 따라서 수익률이 높은 상품을 선택할 때에는 좀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물론 디자인과 질이 좋으면서 값도 싼 옷을 구입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옷을 찾기 위해 그만큼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고, 재수도 무척 좋아야 한다. 금융상품을 이용하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안전하면서 상대적으로 더 높은 수익을 주거나, 동일한 수익을 추구하는 데 안전성을 높이려면 그만큼 투자자의 노력이 필요하다.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겠는가. 꾸준하게 다양한 금융정보를 취득하고, 취득한 정보에 대한 위험요인을 판단하면서 적절한 금융상품 활용방법을 찾고자 노력하는 것이 행복한 100세 시대를 준비하는 현명한 투자자의 자격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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