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초… 한국에 떼돈 안길 신기술
인프라 요충지… 전기차 허브 키 꽂다[글로벌 시대 열자] 그린카 시대 여는 호남권국내 중대형 차 94% 생산지경부 5년간 1,700억투입미래형 부품 클러스터 구축 나서기업간 협력으로 시너지 톡톡
군산=연유진기자economicus@sed.co.kr
황호철(오른쪽) 시그넷시스템 대표가 직원들과 새로운 전기차 급속 충전기 디자인을 놓고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사진제공=시그넷시스템
화석연료의 시대가 저물면서 친환경 에너지원을 동력으로 움직이는 차세대 자동차가 주목 받고 있다. 그 중 본격적인 상용화를 눈앞에 둔 전기차(EV) 시장은 벌써부터 선진국들의 선점 경쟁이 뜨겁다.
국내에서는 호남권이 전기차 시대를 대비하는 요충지로 떠올랐다. 이 지역에 자리잡은 현대자동차, 타타대우, 한국GM 등 주요 자동차 업체 공장에서 국내 중대형 자동차(트럭 2.5톤 이상, 버스 15인승 이상)의 94%가 생산된다는 특성과 정부의 전략적 지원이 맞아떨어진 것. 지식경제부는 지난 2009년 광역선도산업 육성사업을 시작하며 ‘그린카’를 호남권의 전략 산업으로 선정했다. 또 올해부터 5년간 전라북도, 자동차부품연구원과 함께 총 1,736억원을 투입해 전북에 미래형 상용차 핵심부품소재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았다.
지경부 관계자는 “친환경 상용차부품 핵심요소 연구개발(R&D)에 1,062억원을 투자하고 상용차부품 R&D센터건립, 개발 부품 시험ㆍ검증을 위한 복합주행로 건설 등 인프라도 차례로 구축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발맞춰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전북 군산에 공장을 운영 중인 시그넷시스템은 지난해 세계 최초로 병렬운전방식 전기차 충전기를 상용화했다. 프로파워 등 관련 업체, 주변 연구기관들과 공동 R&D과제를 수행하며 역량을 키운 덕분이다. 이달 초에는 국내 최초로 UL인증을 획득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미국 진출 전망이 밝아졌다.
황호철 대표는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기술개발 자체보다는 디자인 작업, 시행착오를 거쳐 상용화를 하고 판로를 개척하는 데 더 많은 비용이 든다”며 “상용화를 위한 개발비뿐 아니라 이카텍 등 유럽 전기차 전시회에 주변 기업들과 함께 참여할 수 있어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내년 전남 영광군에 들어설 전기자동차 산업단지 입주및 가동이 본격화되면 지역경제 활성화와 기업간 시너지 효과는 더욱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시그넷시스템, 레오모터스, CT&T 등 국내외 전기차업체들이 이 곳에 투자 계획을 갖고 있다. 호남광역경제권 선도사업지원단 관계자는 “1단계 사업 후 11개 업체가 호남권으로 본사, 공장 등 기반을 이전했다”며 “관련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어 호남권이 기업들의 각광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북자동차기술원(JIAT), 전북테크노파크(TP) 등 연구기관들도 기업들과 강력한 협력체제를 구축했다. 성능평가 및 인증서비스, 금형 비즈니스플라자 등 필수 인프라를 제공하며 중소기업들의 지원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JIAT 관계자는 “전북 지역이 트럭, 버스 등 상용차 생산에 특화돼 있는 덕에 JIAT는 대형자동차 성능시험, R&D 분야에서는 국내 최고의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올해만 공동연구개발 40건, 연구개발지원 480건을 수행하며 기업들의 기술역량 강화에 앞장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