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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10분도 안 걸린 간담회

정민정 기자 <정보산업부>

정치인은 선거 때만 ‘철새’가 아니라 1년 365일 항상 철새 속성을 못 벗어나는가. 최근 내수침체에 환율하락, 고유가로 경제 전반에 먹구름이 드리워져 올해 경제성장률이 3.8%로 하향조정됐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 경제를 짊어지고 있는 경제인, 특히 중기업인들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노무현 대통령도 지난 5월17일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주최로 열린 전국 중소기업인대회에 참석, 중소기업정책에 힘을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발맞춰 최근 정치권에서도 각종 중소기업 지원정책들을 쏟아내고 있으며 중소기업으로의 발걸음도 한층 분주해진 모습이다. 5일 오후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열린 ‘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장 초청 소상공인 간담회’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김용구 기협중앙회장은 이날 “경미한 경제 범죄로 전과기록을 가진 중소기업인이 14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이들을 대상으로 대통령이 사면권을 행사해 전과기록을 삭제, 해당 기업인은 물론 중소기업 전반의 경영 의욕을 높여달라”고 건의했다. 이에 대해 문 의장은 “열린우리당이 영세 중소기업인 지원에 경제정책의 초점을 맞춘 만큼 당내 사면특별심사소위에서 적극 검토하도록 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런데 건의를 하고 답변을 하는 과정이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문 의장은 주한 일본대사의 예방 때문에 건의서만 전달받은 뒤 20여명에 이르는 업계 인사들의 따가운 시선을 뒤로 한 채 자리를 떠났다. 이날 간담회는 경기불황 및 대형 유통점 확산 등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의 애로사항을 수렴하고 5월31일 정부가 발표한 ‘영세 자영업자대책’의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해 마련됐다. 따라서 끝까지 자리를 지키고 앉아 참석자들이 쏟아내는 불만을 겸허하게 듣는 게 도리일 것이다. 철새 정치인은 비단 선거철에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확인하는 자리여서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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