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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시대 재테크 공식 바뀐다] 목표수익률 1%P 올린 ELS 사흘새 완판… 원유ETF에도 뭉칫돈

수익률 갈증 커지자 예·적금 떠나 위험자산 노크

"이도저도 싫다" 단기부동자금 MMF 잔액도 급증

한 자산가가 신한PWM 태평로센터에서 프라이빗뱅커(PB)에게 상담을 받고 있다. 최근 저금리 기조 지속과 주식시장 침체로 투자처를 찾기 힘들어진 자산가들이 변동성이 높은 금이나 달러·원유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진제공=신한은행


재테크 수단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예·적금과 저축성보험·주식형펀드, 그리고 채권이다. 그러나 이 같은 전통적 투자수단을 외면하는 투자자들이 부쩍 늘고 있다. 투자상품으로서의 매력이 매우 옅어졌기 때문이다. 씨티·농협·산업은행 등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1%대로 떨어졌고 생명보험사들은 역마진을 우려해 공시이율을 일제히 내리면서 4%대가 전멸했다.

투자자 대응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수익률 갈증을 적시기 위해 변동성이 살아 있는 위험자산으로 발길을 옮기는 이들이 있는 반면 이도 저도 싫다며 기존 상태 유지를 선택하거나 단기자금 시장으로 빠지는 이들이 있다. 그만큼 재테크 시장에 불확실성이 팽배해졌다는 뜻이다.

이영아 기업은행 PB영업부 과장은 "예·적금이나 주식에서 기대할 게 없다 보니 채권 대기수요가 많은데 문제는 채권상품 자체가 잘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재테크족의 관심이 재테크 방정식의 변두리로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변동성 매력에 꽂힌 자산가=재테크 시장의 혼란양상을 대변하는 장면 중 하나가 늘어나는 실물투자 수요다. 특히 최근 들어 자산가들이 가장 큰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달러다. 시중은행 강남 지역 점포에는 한 번에 몇만 달러씩을 사가는 자산가들이 부쩍 늘었다.

달러가 지닌 매력은 크게 세 가지다. 일단 환율이 저점을 찍었다는 인식이 강하다. 특히 하락속도가 가팔랐던 만큼 반등탄력도 강할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형성돼 있다. 변동성이 살아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1,000원대에 달러를 구입한 자산가 중 일부는 달러가격이 1,100원대로 치솟았던 지난해 말 이를 되팔아 10%가 넘는 수익을 거두기도 했다.

달러가 자산가들의 러브콜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실수요로의 전환이 용이하다는 점이다. 만약 환율흐름이 예상을 벗어나면 해외여행 경비나 자녀유학 경비로 돌려쓰면 그만이다. 여기에 환차익은 세금 대상이 아니라는 점도 절세에 유독 민감한 자산가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김인응 우리은행 압구정현대지점장은 "달러가격이 1,070원대에 형성된 최근 들어 만 단위로 달러를 사가는 고객이 늘고 있다"며 "올 상반기에 달러가치가 1,150원에서 많게는 1,200원까지 갈 것이라 보는 것 같다"고 전했다.

◇투자수단의 다양화…비자산가 실물투자 부추긴다=재테크 혼돈기를 맞아 투자전략 전환에 나서는 것은 비자산가 계층 역시 마찬가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79조3,019억원으로 전년 대비 7.23% 줄었다. 주식형펀드는 중산층이 가장 즐겨 찾는 위험자산이다.



주식형펀드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비자산가 계층들은 원유나 금 등 변동성이 높고 상승흐름이 예상되는 실물투자로 이동하고 있다.

22일 현재 TIGER원유선물의 시가총액은 1,173억원으로 3개월 만에 30배 수직 상승했다. 국제유가 반등을 예상한 투자자 수요가 한꺼번에 몰린 탓이다.

이 과장은 "시가총액이 30배 올랐다는 것은 300% 수익률이 났다는 것인데 국제유가가 바닥을 찍었고 반등할 일만 남았다는 인식이 형성됐기 때문"이라며 "특히 해외 상장지수펀드(ETF)는 분류과세 대상으로 금융소득종합과세에 포함되지 않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금 투자도 각광 받는다. 과거 자산가들만의 전유물이던 금 투자는 골드뱅킹 등을 통한 소액투자가 가능해지면서 중산층으로부터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2013년 704㎏ 수준이던 금 출하량은 지난해 말 1,383㎏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도 저도 싫다, 급증하는 대기성 자금=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하거나 투자방향을 미처 정하지 못한 재테크족이 관망세를 유지하는 것도 시장 내 만연한 불확실성을 보여준다. 극심한 변동성이 투자심리 저하로 이어져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부추기고 있다. 이들은 부동산 시장의 추세가 확인되고 금리인상 가능성이 농후해지는 시점 전까지는 현 상태를 유지하겠다는 경향이 강하다. 불확실성에 베팅해 초과수익을 얻기보다는 불확실성을 지켜만 보겠다는 것이다.

단기부동자금이 모이는 머니마켓펀드(MMF)의 지난해 말 잔액은 92조3,678억원으로 1년 만에 24.05% 급증했다. MMF 설정액이 주식형펀드를 넘어서기는 2007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시중은행의 한 PB 관계자는 "현 상황을 관망세로 보는 투자자들도 많은데 이들은 무리하게 새로운 투자에 나서기보다는 기존 것을 지키려고 한다"며 "일부 자산가들의 큰 관심을 받았던 미술품 같은 경우 최근에는 문의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송미정 하나은행 PB팀장은 "최근에 글로벌 변동성이 높다 보니까 보수적인 상품을 찾는 경우가 많은데 일부 고객은 안정성을 더욱 따진다"며 "금리인상을 대비하겠다는 것인데 주가연계증권(ELS)을 하더라도 변동폭이 낮은 것을 선호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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